[신입을 만나다 8편] 유진기업 김혜원

유진기업 회계팀 김혜원 인턴


휴대폰을 정리하다가 팀장님과 했던 첫 번째 통화기록을 발견했다. 1월 17일, 오전 10시 46분, 약 2분 7초 간의 짧은 통화였다. 하지만 그 통화가 내 인생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줄 그때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면접을 보러 오라는 부드러운 팀장님의 음성과는 달리, 사회 초년생이었던 나는 잔뜩 긴장해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넵!하고 전화를 마무리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지금은 주 40시간을 함께하는 일하는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는 게 새삼 놀랍게 느껴진다.

유진기업에 자기소개서를 넣을 때만 해도 합격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 하면서 출근하는 모습을 계속 상상했었는데, 이제는 사원증을 목에 두르는 게 너무 당연하게 느껴져서 직장인이 다되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원하던 곳에 합격해서 신나게 소리지르던 몇 개월 전 나의 모습이 벌써 추억으로 느껴진다.


우당탕탕 신입을 기다려주시는 따뜻한 회계팀 선배님들

설렘과 포부를 가지고 첫 출근하던 마음을 떠오른다. 나는 회계학과를 전공했고, 동기 친구들과 회계 시험 이야기를 할 때면, 적어도 시험문제에 나오는 개념만큼은 자신 있다고 생각했었다. 빠른 시일 내에 부서에서 작은 일이지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생각이 컸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회계는 내가 그 동안 접해온 것들과는 전혀 달랐다. 알고 있었던 지식은 무용지물이 되었고, 간단한 업무조차 해내지 못하는 사고뭉치같은 내 모습에 걱정이 컸었다. ‘이 부서에 내가 맞지 않는 사람인가’를 고민하던 시기도 잠깐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때마다 나를 일으켜준 건 팀 선배님들이시다. 계속되는 업무 실수에도 한 번도 큰 소리로 혼내신 적 없고, 업무가 지연되더라도 내가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셨다. 같은 질문을 몇 번씩 반복해도 답답해하시지 않고 반복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오히려 ‘지금은 어려워도 다음 번에 잘하면 되니까 계속 질문하고 연구해보라’는 말씀 주시고, 우당탕탕 사고만 치는 신입에게 업무에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 지 아낌없이 조언도 주셨다. 무너질 뻔한 적이 몇 번 있지만 그 때마다 선배님들의 손을 잡고 ‘한 걸음만 더..!’를 외치며 일어났던 것 같다. 회계팀은 조용하게 따뜻하고 속이 깊은 곳이다. 2개월 동안 생활하면서 감사한 분들이 정말 많다.


회계팀만큼 정직하고 치열한 부서가 또 어디 있을까

다른 부서의 분위기는 잘 모르지만, 회계팀은 대체로 조용한 편이다. 그 이유는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숫자와 씨름중이기 때문이다. 1000원이라도 차이가 나서는 안 되는 회계팀에게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숫자가 맞지 않을 때면 데이터가 몇 만건이던 끝까지 추적해서 찾아내야만 한다. 바쁜 시즌에는 늦은 시간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종일 숫자를 들여다본다. 그렇게 선배님들이 만든 개별 정보가 한 데 유기적으로 얽혀서 재무제표라는 보고서가 탄생한다.

드라마 미생에서 주인공 장그래의 인상 깊은 대사가 있다. “실내화를 봐주십시오. 많이 닳아있죠? 지압형 돌출이 발의 모양에 따라 닳아질 정도입니다. 땀냄새도 배어 있습니다. 땀냄새. 사무실도 현장이란 뜻입니다.” 이 대사를 듣고 회계팀이 떠올랐다. 각자의 자리에서 꼼수 없이 정직하고 치열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회계팀이다. 우리 팀만큼 인내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 팀이 또 있을까 생각한다. 멋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들어오게 되어서 뿌듯하고 어서 업무 능력을 높여서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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