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을 만나다 1편 - 유진기업 김병준

유진기업 홍보팀 김병준 인턴

유진기업 입사 후 첫 주말, 친구들에게 한 턱 쏘거나 가족들과 근사한 나들이를 해야 할 날, 나는 엉덩이가 아파 파스를 붙이고 하루 종일 엎드려 있었다. 너무 긴장하고 앉아있느라 쓰지 않던 근육에 잔뜩 힘을 주었던 탓이다. 유진기업을 만나기까지 짧거나 긴 인턴 시절이 더러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신입이라는 위치는 몇 번을 반복해도 낯설고 어려운 자리인 것만 같다.

망망대해를 앞두고 잠수복 입는 것마저 버거운 초보 잠수부가 이런 느낌일까. 새로운 세상에, 새로운 환경에 나를 맞춰가는 과정은 설레기도 하지만 두려운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잠수복이 꽉 낀다 하더라도, 어떤 바다에 들어가냐에 따라 앞으로의 잠수에 대한 인상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냉랭하고 물밑이 보이지 않는 컴컴한 남극바다와 먹어볼 만한(?) 미역이 발 밑에 아른거리는 동해바다에서 초보 잠수부가 가질 느낌은 다를 것이다. 약 한 달이 지난 지금, 아직 유진기업이 어떤 바다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따뜻한 바다라는 것은 느껴진다.

체온만큼 따뜻한 것이 있으랴
신입의 입에 올라도 되는 말인가 싶지만, 기업의 온도는 우선적으로 사람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회사에 입사 후 선배들로부터 받는 따뜻함 역시 논산 훈련소의 초코파이에 준하는 감동을 준다. 하지만 입사 전, 외로운 취업 과정에서 기업이 비춰주는 잠깐의 마음은 예비 신입들에게는 단순한 배려가 아닌 기업에 대한 확신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내게 유진의 따뜻함을 처음으로 전해준 사람은 면접 준비과정에서 만난 어느 계열사의 대리님이셨다. 정장을 입고 대뜸 찾아온 나를 사무실의 가장 깊은 곳까지 맞이해주셨고, 평균보다 상당히 컸던 종이컵에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시며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주셨다. 더듬더듬 찾아온 여러 질문들에 성심 성의껏 응답해주셨고, 유진기업의 이모저모와 면접에서의 팁까지 덧붙여주셨다. 잘 마시지도 못하는 커피가 그렇게 따뜻하게 느껴졌던 적도 없던 것 같다. 어쩌면 마음이 꽁꽁 얼어있던 취업준비생이었던 터라 더 큰 감동이 왔던 걸 수도. 유진의 따뜻함은 인재개발원에서의 삼계탕을 통해 더욱 크나큰 확신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1인 1닭이었다.

간절히 원하던 낯선 일상
발품을 팔고 돌아다녔던 간절함이 닿아서일까. 운이 좋게도 유진기업 홍보팀에 합격할 수 있었다. 함께하는 선배들이 종종 회사 생활은 어떤지 내게 묻곤 한다. 더 다채로운 대답을 원하시는 선배님들에게 실망을 드려서 죄송하지만, ‘좋아요!’라는 단순 명료한 대답 외에는 딱히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 직장인으로 지낸 것보다 취업준비생으로 살아왔던 시간이 많아서 그런 걸까. 얼마 전만해도 서른 살의 검소한 백수 생활을 지내고 있던 나였기에, 목걸이가 있는 회사에서, 출입 게이트가 있는 여의도 빌딩에서 일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기쁨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하고 싶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굶어 죽기 좋은 전공을 어떻게든 살려나가는 내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면접에서 그리고 현업에서 내게 믿음과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 어쩌면 신입만이 가질 수 있는, 누구나 한 번씩 가졌던 치기 어린 낭만일 수도 있다. 다만 바라는 것은, 오랜 시간 사랑할 수 있는 업을 찾고자 노력했던 20대의 시간을 훗날의 내가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합격의 기쁨을 누린지 어언 한 달이 흐른 시간, 조여왔던 긴장이 조금씩 풀리는 틈 사이로 숨어있던 미숙함이 새어 나오는 시기인 것 같다. 눈에 밟히는 어설픔을 보이지 않는 배려로 감싸주는 팀과 선배들에게 항상 감사하고, 대학 졸업 후 잃었던 따뜻한 소속감을 다시 얻을 수 있다는 점에 감개무량하다. 앳됨과 신선함으로 부족함을 채우고 있는 한 달짜리 신입을 지나, 1인분의 몫을 다하는 날까지, 따뜻한 햇살 아래 잘 익은 햇감으로 성장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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