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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 NOW ]
  • 입력 2018.08.10 10:36

소소한 나의 여름나기

한국통운 이두현

연일 찌는 여름이 계속되고 있다
TV에서는 역대 폭염이 찾아왔다는 뉴스가 온종일 나온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주르륵 흐른다. 바람도 뜨겁다. 올여름은 너무 뜨거운 날씨 탓에 에어컨이 없는 곳에선 5분 이상 있기가 어렵다. 밖에 나갈 엄두도 나지 않는다.하지만 집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보고 싶어진다. 이 더운 여름을 잠시라도 피하고 싶은데, 바닷가는 더더욱 더울 것 같고.. 대체 어디를 가야 조금이나마 시원한 휴가를 보낼 수 있을까? 온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가 ‘계족산 황톳길’을 걸으며 여름을 즐기자고 결론을 냈다. 사람들이 많은 휴가지보다는 상대적으로 한적한 곳에서 산내음를 즐기고 싶었다.


로시 난데와 같은 愛車를 몰고 계족산 황톳길을 밟으러 가보자아~흥얼흥얼 거리며 휴가 기분을 내본다. 여기서 잠깐! 계족산이란? 계족산은 산줄기가 닭발처럼 퍼져 나갔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닭발산이라고도 부르며, 대전시민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산이라고 한다. 계족산 황톳길은 힐링 여행코스로 알려져 있다. 답답하고 복잡스러운 일상에서 벗어나 싱그러운 내음의 산림욕과 매끄러운 감촉의 황톳길을 맨발로 걸을 수 있다.
 


산 입구에 들어서니 매미소리가 우렁차다. 
반가워 매미야. 도심에서는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소리를 산에 와서야 듣는구나. 산에 가기 전에는 아무리 숲속이어도 덥겠지? 라는 생각에 얼음물을 챙기고 복장을 얇게 하여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러나 경기도 오산.! 막상 산에 들어서니 빽빽한 나무들이 뜨거운 햇빛을 가려주고 바람이 시원하게 분다. 계족산의 산행 길은 두 가지로 나뉜다.  그냥 신발을 신고 걷는 길과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우리는 당연히 황톳길을 걷기로 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니 발에서 느껴지는 매끄러운 황토의 감촉이 시원하였다.

 

우리 가족뿐 아니라 연인과 아이들 등 많은 사람들이 황톳길 매력에 푹 빠져있는 모습이었다. 평소 아스팔트나 인조잔디에서만 걷는 (이 정도도 걸으면 다행이다.) 혹은 자리에 오래 앉아있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황톳길은 육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가면 지인들에게 황톳길 여행을 추천해 줘야지. 20분 정도 산을 올라가니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장’과 ‘ 숲속 음악회장’ 이 있었다. 많은 분들이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산속에 있는 공간이라서 그런 것일까? 잠시 발을 담그고 있었는데 더위도 사라지고 피로가 싹 풀린다.

숲속 음악회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정도 진행된다고 하는데 애석하게도 폭염으로 인해 8월 5일까지는 공연이 쉰다고 한다. 산속에서 연주회를 한다 하여 기대했는데,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오늘 하루 도심에서 벗어나 어릴 적 맨발로 흙을 밟으며 뛰놀던 기억을 추억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자연에서 힐링캠프! 계족산 황톳길에 참으로 적합한 타이틀이 아닌가 싶다.

높은 산이든 낮은 산이든 내가 등산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자연에 대한 감사함이다.
산이 있어 사람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감정은 미안함이다. 때론 인간의 오만함으로 자연을 무시하고 훼손하여 삶의 터전을 영원히 잃어버리지 않는가. 나부터 잊고 지낸 자연의 감사함을 돼새기고 함께 지켜나가야 함을 다짐했다. 계족산 황톳길에선 매년 오월에 맨발축제를 열고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방문하여 추억을 쌓아봄도 좋을 듯 하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물들어 가는 단풍잎을 보며 계족산 황톳길을 밟으러 또 와야겠다. 짧지만 소소한 여름 여행의 하루였다. 

이 뜨거운 여름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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