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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 NOW ]
  • 입력 2018.05.23 10:40

부모님과 함께한 홍콩 자유여행기

[가정의 달 수기] 나눔로또 이동현

#본 수기는 부모님께 쓰는 편지의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버지, 어머니 저 아들 동현이입니다. 홍콩 여행을 다녀 온지도 일주일이 흘렀습니다. 힘들었지만 우리가족이 모두 너무너무 즐거웠던 그 시간이 떠올라 이렇게 편지로 추억을 되살려봅니다.

이번 여행은 환갑을 맞이하신 어머니께 드리는 저렴하면서도 럭셔리한 해외여행 선물이었죠? 아들이 모든 경비를 들여 준비를 했지만 더 좋게 모시지 못해 죄스럽습니다. 아들이 아직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라 경비를 줄이려고 저가항공으로 모셨어요. 그래도 항공권에서 줄인 경비로 현지에서는 조금 더 넉넉히 쓸 수 있었답니다!

제주항공으로 인천에서 홍콩까지 너무 고생 많이하셨어요. 돌이켜 보니 다소 무서웠던 제주항공이네요. 그래도 홍콩에 잘 도착했으니 경비 줄이기 작전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부모님 모시고 다니면 조금 더 편한 교통편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무조건 버스, 지하철로만 모셔서 고생 많이 하셨죠? 어렵사리 홍콩섬 아일랜드 퍼시픽 호텔에 도착해 짐을 풀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나갔을 때 숨막히는 매연과 좁아터진 도로로 여행이 아닌 극기훈련을 시켜드린 건 아닌지 정말 죄송했습니다. 긴급하게 마스크를 구입해 계획한 딤섬 식당을 찾아갔을 때 또 한 번 죄송했습니다. 내부 수리 중이라는 날벼락이 떨어졌네요. 자유여행의 맛은 현장상황에 따라 변경가능 한 것이라며 동네를 빙빙 돌다 들어간 일본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드셨을 때 아버지께서 정말 맛있게 드셨다며 ‘아리가또’를 외치며 나가시는 모습에 감사했습니다.

아들 민망할 까봐 그저 좋다고 외치시는 부모님 모습에 너무나 뜨거운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늦은 점심식사 후 홍콩의 명물 2층 빅버스 투어로 시작해 홍콩의 백미 홍콩섬 야경을 즐기고 꼭 먹어야 한다는 홍콩의 베이징덕 요리도 드시면서 즐거워하시는 부모님을 보니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여곡절의 첫날이 지나고 2일차 일정은 좀 빡빡했죠? 트램도 타시고 어제 이용한 빅벅스 투어도 다시 즐기고 그러다가 스텐리해변에서 시장구경을 할 때였죠? 아버지께서 시장구경이 지겹다며 어디 앉아 계시겠다고 하고 사라지신 그때는 정말 아찔했습니다. 잠깐의 헤프닝이었지만 나름 잊지 못할 추억이었습니다. 홍콩영화에 등장하는 에스컬레이터도 타고 짠내투어에 나온 식당도 들러 배도 든든히 채우고 올라갔던 빅토리아 피크 야경은 우리가족에게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길을 걷다 우연히 찾은 인공 숲에 앉아 종일 들고 다녔던 배낭 속 맥주와 쥐포로 비싸다는 루프탑바보다 더 좋은 분위기를 냈던 그 시간은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간 저에게 너무나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3일차 여행 때 5성급 호텔에 모시고자 숙소를 이동할 때 비가 추적추적 내려 불쾌지수가 너무 올라갔었나 봐요. 저는 부모님께 인생샷 찍어드리겠다며 그 비에 무거운 캐리어에 각종 짐 보따리를 들고 익청빌딩으로 향했고 부모님은 반대하시면서 기분이 상하셨죠. 정말 죄송합니다. 그래도 인생 가족사진 찍었잖아요! 나중에 익청빌딩 메인 포토 스팟이 우리가 찍은 곳 바로 옆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했지만요. 앞으로 같이 여행 다닐 때는 꼭 부모님 편하게 모시겠습니다.

 

우여곡절을 거쳐 하버 그랜드 구룡호텔에 도착했을 때 우리가족 모두 신나게 호텔을 즐긴 시간도 생각이 납니다. 비도 오고 날도 추웠지만 영화 도둑들에서 전지현이 수영장 씬을 찍었다는 그 수영장에서 꼭 즐기리라 마음먹고 수영복도 샀고 호텔 예약도 했으니까요. 정말 신나게 놀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즐기고 여행 마지막 날 저녁을 선상 뷔페로 마무리 했죠.

 

어머니! 사실 이번 환갑을 어떻게 준비하고 보낼까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휴양지로 가는 것이 좋겠다 고민도 했었죠. 갑갑한 도시 자유여행은 젊은 저도 힘들었는데 아들이 준비한 여행이라고 싫은 소리도 안 하시고 너무 즐겁게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곳 많이 모시고 다닐게요!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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