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방향이냐? 속도냐?
4차 산업혁명 시대, 방향이냐? 속도냐?
  • 편집부7
  • 승인 2018.05.2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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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 #10

경영에 대한 기업의 오랜 관점

극단적으로, 혹은 개념적으로 말한다면 경영 활동은 ‘자산관리’라고 할 수 있다. 자산이라는 개념 안에는 인력, 설비, 기술, 땅, 현금 등과 같은 것들과 더불어, 브랜드력, 조직력, 시장지배력, 그리고 시간이나 일하는 방식과 같은 것들까지 포함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경영 성과는 달라진다.

자산은 자본과 부채로 이루어져 있는데 쉽게 말하면, 자본은 ‘내 돈’이고 부채는 ‘남의 돈’이다. 남이 돈을 빌려줄 때는 기대하는 것이 있어서 주는 것이 당연할 것이며, 그 기대는 ‘투자금보다 더 많은 돈’을 회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투자금을 손해 보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서 관리의 포인트가 생긴다. 법륜스님은 주례사에서 덕을 보려 하는 마음에서 실망이 생기고 분쟁이 생긴다고 하셨지만, 돈의 세계는 그렇지 않다.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덕을 보려면) 리스크 risk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예측할 수 있는 리스크는 잘 관리하든지 피해야 하며,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다. 가장 기본적인 리스크 관리는 시장에서 ‘검증된 방식’을 쓰는 것이다. 시장에서 검증된 방식이란 마케팅 전략의 방법론인 ‘마케팅 믹스-4Ps’와 같이 대학교수(미시간 주립 대학의 제롬 맥카시 교수)의 ‘연구 모델’을 활용하든지, 전략 평가 기법인 ‘BCG 매트릭스(BCG Matrix)’와 같이 유수의 컨설팅 업체(보스턴 컨설팅 그룹, BCG)의 ‘실증 모델’을 활용하든지, 도요타를 세계 자동차 업계 1위로 만든 도요타의 성장 원동력인 ‘카이젠 KAIZEN(改善·개선)’과 같은 ‘경험 모델’을 활용하든지 하는 식이다.

검증된 방식이니 전 세계 누구나 선호하고 반세기 이상 사용된 것이 당연하다. (무려 반세기 이상 전 세계는 같은 모델을 사용했다) 그러나 문제는 ‘연구 모델’은 당시 시대상의 패러다임을 벗어나면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고, ‘실증 모델’은 컨설팅사의 효율적·효과적인 문제 풀이 기법 skill이나 실천 과정의 어려움이 있고, ‘경험 모델’은 단순히 경영방식 혹은 방법론이 아니라 해당 기업이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통해 나온 철학 spirit이므로 따라 하기가 어렵다. 그러면 이제, 예측 불가능한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기업은 어떤 관점으로 변화에 대처해야 하는가?


변화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대게 조직은 ‘유기체 organism’로 비유되곤 한다. 한마디로 조직은 ‘생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환경과 소통(자극과 반응)하는 것은 조직의 숙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은 생물의 본능적인 소통과는 다른 복잡한 소통을 한다. 본능을 넘어, 세계관 혹은 관점 등에 의해 소통하기 때문이다.

과거, 세상을 바라보고 소통하는 방식은 ‘뉴턴식 사고관’이었다. 뉴턴식 사고관은 “미래는 결정적이며, 세상은 평형·선형적이며, 안정적인 시스템이다”는 말로 압축하여 설명된다. 사회는 비교적 단순하고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했으며, 생산과 소비 방식은 파이프라인처럼 인풋 input과 아웃풋 output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정점에 치닫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무엇보다 인터넷과 관련된 산업과 소비가 급속도로 발전하며, 기존의 방식으론 세상과 소통하기 어려워졌다.

‘작용-반작용’ 이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더 많아지며, "브라질에서 나비가 날갯짓하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가 일어난다."라는 말로 표현되는 나비효과 butterfly effect(초깃값의 아주 작은 차이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이론)까지 거론되었다. 하여, ‘복잡계적 사고관’이 등장한다. 복잡계는 ‘뉴턴식 사고관’과는 달리, “미래는 결정된 것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며, 세상은 비평형·비선형적이며,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복잡계 사고에 기반을 둔 ‘복잡계 경영’은 소니 SONY와 같은 기업이 경영에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성과를 보기도 했는데, 복잡계 경영 외에도 복잡하고 불확실한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여 리스크를 관리하고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린 Lean’, ‘디자인 씽킹 Design thinking’, ‘애자일 Agile’ 등과 같은 다양한 경영기법도 폭넓게 사용되었다.

‘린’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데 방해가 되는 일체의 활동을 낭비로 규정하고 이를 철저하게 줄여나가는 도요타 생산방식을 의미한다. ‘디자인 씽킹’은 문제를 어떻게 정의할 것 인가에서부터 시작해서 익숙한 것을 재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IDEO의 문제 풀이 방식이다. ‘애자일’은 정교한 예측과 계획에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일을 쪼개고 우선순위를 매겨 중요한 것부터 반복적으로 실행하며 시행착오 속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얻는 환경 대응 방식이다.

‘린’은 고객을 중심으로 한 ‘속도’와 ‘유연성’을 강조하며, ‘디자인 씽킹’ "빨리 실패할수록, 더 빨리 성공한다"며 ‘공감 Empathy - 정의 Define - 상상Ideate – 시제품 Prototype – 시험 Test’의 과정을 반복적으로 빠르게 진행함으로써 진짜 문제를 찾아 나가길 요구한다. ‘애자일’은 ‘짧은 주기의 반복 실행을 통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는 방식들은 ‘속도’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에 맞는 경영은?

그렇다. 유기체의 생존은 환경에 얼마나 민첩하고 유연하게 소통하느냐 즉, 스피드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우리의 경영환경도 IMF 이후 반세기 동안 믿고 따르던 과거의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였었다. 2000년을 전후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스피드 경영, 마하경영과 같은 경영 기조를 도입한 것이다.

마하경영은 제트기가 음속을 돌파하려면 엔진뿐만 아니라, 모든 재질과 파일럿의 훈련법까지 바꿔야 하듯이, 체질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여 '한계돌파'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스피드 경영은 기회를 선점하고, 빠른 경영을 하며, 타이밍을 맞추고, 리얼타임으로 경영하여 생산성을 향상해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변화 대응 기법을 결합하여 한 단계 진화한 방식인 ‘린 스타트업 Lean Startup’도 유행이다. 린 스타트업은 과거와 같이 사업계획과 시장분석을 토대로 제품을 개발하여 기능별 조직의 실행을 통해 성과를 관리하는 방식을 지양한다. 그것은 마치 실리콘밸리의 창업회사들처럼, 가설적인 전략을 가지고 빨리 실행해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며, 상시로 프로젝트팀 형식으로 구성된 조직이 시장의 변화와 소비자 반응을 반영하여 제품을 변화시켜 나간다.

최근에는 린 스타트업과 같은 방식이 경영 기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가장 보수적이라고 하는 금융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터넷 기반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생겨나고 IT 기반 핀테크 산업이 떠오르자 반세기를 지켜온 조직 체계를 버리고, 스피드와 IT 강점을 내세운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의사소통과 신속한 결정을 추구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나 JP모건 등 전통 금융 강자들도 자신을 스스로 IT 기업이라고 이미 선언한 상황이니, 새로운 경영기법을 적용하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경영기법은 요술 방망이가 아니다. 내 몸에 맞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지 않으면 오히려 스피드를 높이는 것을 저해할 수도 있다. 새롭거나 선진기법이 능사는 아니다. 아디다스 Adidas 스마트 팩토리의 신발 제조기도 기존 양말 직조기에 몇 가지 변형을 가하고 센서를 부착하는 것에서 시작하였음을 기억해야 한다. 스피드를 높일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절실한 시기다.


리오넬 메시처럼 혁신하라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1회 올림픽이 개최되었다. 모토 motto는 고대 올림픽의 정신을 되살려 “더 빨리, 더 높이, 더 강하게(Citius, Altius, Fortius / Faster, Higher, Stronger)”로 쿠베르탱 남작에 의해 제안되었다. 그리고 올림픽의 모토와 같이 세상은 “더 빨리, 더 높이, 더 강하게”를 잣대로 경쟁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게임은 과거와 다르다. 과거의 게임이 마치 트랙에서 정해진 룰에 의해, 더 빨리 가는 것을 경쟁하는 것이었다면,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스피드란 무작정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여 방향전환을 자유자재로 하는 것일 것이다. 마치 세기의 축구 공격수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Lionel Messi처럼 말이다.

메시는 흔히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 Cristiano Ronaldo와 비교가 되곤 하는데, 둘의 득점력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둘의 스타일에는 큰 차이가 있다. 호날두는 큰 키를 이용한 스피드와 화려한 드리블로 플레이하지만, 메시는 수비수의 움직임을 읽어 공간을 만들고 템포를 조절하여 요령있게 드리블을 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스피드를 높이는 플레이를 한다. 메시는 도움주기 면에서도 호날두에 비해 월등히 높다.

메시는 성장호르몬 결핍으로 170㎝에서 키가 멈춰버려, 작은 키 때문에 공격수치고 빠르지도 않고 몸싸움도 어렵지만, 상황에 재빠르게 대응하여 스마트하게 스피드를 이용하고 협업함으로써 20㎝ 이상 큰 플레이어들이 득실거리는 축구장을 지배하는 ‘축구 황제’가 된 것이다.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우리가 진정 배우고 적용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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