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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 NOW ]
  • 입력 2017.05.16 04:05

#9. 진화하는 CSR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생 추구

최근 기업의 CSR은 value chain(가치사슬/기업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을 의미)상에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즉, value chain에는 원자재 구매부터 입고, 생산, 물류, 판매, 서비스 등의 기업의 주요 활동이 있고, 이와 관련된 협력업체, 소비자, NGO 등 대표적 이해관계자들과 상생. 협력 및 동참의 CSR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사례별로 살펴보자.

첫째, 협력업체와의 상생CSR이다. 여기서는 기업에 원자재를 납품하는 생산협력업체와의 상생CSR을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다. 스위스 식음료 업체인 네슬레는 오래 전부터 새로운 모습의 CSR을 실천하고 있는 사례다. 네슬레가 원유를 공급받고 있는 곳은 인도 모가 지역으로, 네슬레는 50년 동안 이 지역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네슬레가 투자를 시작할 당시 이 지역의 송아지 사망률은 60%에 이르렀고, 위생관리의 취약, 젖소의 영양상태 불량뿐 아니라 우유운반수단도 열악한 상태였다. 이에 네슬레는 수의사와 기술자를 파견해 낙농기술 전수와 농가교육, 낙농 인프라 개선을 지원했다. 그 결과, 젖소 농가의 우유 생산성은 50배나 증가했으며 자연스럽게 인도 전역에 네슬레 제품 판매 증가가 뒤따랐다. 이 사례야말로 가치사슬을 통한 기업과 협력업체 모두에게 도움이 된 대표적 경우다.

협력업체와의 상생CSR에는 제품공급업체와의 상생도 있다. 홈플러스는 협력회사와 공조 하여 100명의 백혈병소아암 어린이와 1,000명의 위탁가정 어린이를 지원하는 ‘어린생명 살리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방법은 고객이 홈플러스 전국 매장에서 캠페인에 참여하는 협력회사의 제품을 구입(해당 캠페인 로고가 붙은 상품을 구매)하면, 판매 수익의 일부를 홈플러스와 협력회사와 함께 기금으로 조성하여(홈플러스와 협력회사가 각각 상품매출의 1%씩 기부하여 모금액을 조성)지원하는 것이다.

소상공업체와의 협력도 중요한 협력업체와의 상생CSR의 하나다. 지난 2010년 아맥스 카드사가 기획한 ‘스몰 비즈니스 세터데이(Small Business Saturday)’는 미국 소비자의 55%가 물품을 집중 구매하는 블랙프라이데이 다음날인 토요일에는 상대적으로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소외된 소규모의 상점매출 향상을 위한 캠페인으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페이스북 팬페이지 구축지원과 손쉬운 유튜브 동영상 업로드 툴(tool)을 제공하고, 오프라인에서도 팜플렛과 QR코드 스티커 등 마케팅 자료 지원과 함께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게 모바일 페이지를 제작해 주었다. 캠페인의 결과는 놀라웠다. 미국 국민 중 3분의 2가 스몰 비즈니스 세터데이를 알게 되었으며 2014년 이날 단 하루 동안 전년보다 14.9% 증가한 8,800만명의 고객이 작은 상점에서 143억달러를 지출했다.

둘째, 소비자의 참여유인 명분CSR이다. 최근 들어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호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 보건, 빈곤 등과 같은 문제에 주목하게 됐다. 이런 사회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기업의 노력에 소비자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고, 기업의 선한 이미지가 소지자의 제품구매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활용해 소비자의 동참을 유인하는 CSR 아이템을 선정하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P&G의 기저귀 브랜드 팸퍼스는 저개발 국가에서 단돈 7센트가 없어 10만 명이 넘는 신생아와 3만 명 이상의 산모들이 매년 파상풍으로 귀중한 생명을 잃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 하여 유니세프에 공동 마케팅을 제안했다. 기저귀 한 팩을 사면 백신 1인분을 기부하는 ‘원 팩, 원 백신(One Pack, One Vaccine)’ 캠페인을 전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3억 개가 넘는 파상풍 백신이 보급됐으며, 1억 명 이상의 산모와 아이들이 파상풍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이밖에도 영국 브리티시항공(British Airways)은 비행기에 탑승하는 고객의 대부분이 외국에서 사용하던 동전을 환전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착안, 고객이 좌석에 비치된 봉투에 동전을 넣으면 유니세프에 전달하는 ‘사랑의 동전 모으기(Change for Good)’를 실시해서 큰 성과를 올렸다.

마지막으로, NGO 등 비정부기구와의 협력CSR을 들 수 있다. 세계적 종합물류사인 TNT는 기아추방을 돕기 위해 민간기업 으로는 처음으로 UN세계식량계획(WFP)과 파트너십을 맺고 ‘무빙더월드(Moving the World)’라는 프로젝트를 지난 2002년부터 추진한 바 있다. TNT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기아추방을 목적으로 TNT가 제공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과 기술, 시스템, 노하우를 제공해 왔다.

이제 기업의 CSR은 기업이 단독으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폐쇄적이고, 일 방향적인 형식에서 탈피해 협력업체와는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상생CSR을, 소비자와는 소비자가 기꺼이 동참해 함께 할 수 있는 하도록 명분CSR을, NGO와는 네트워크 조성을 통한 협력CSR을 지향하는 모습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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