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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 NOW ]
  • 입력 2017.05.26 08:05

#10. CSR vs CSV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

 

지난번 사례중심으로 살펴 본 ‘CSR의 진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CSR은 사회적 배려와 함께 경제적 수익창출을 동시에 달성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의 CSR은 기본적으로 기업시민으로서의 시민의식과 자선활동을 동기로 가지며 기업의 가치사슬상 존재하는 사회문제와 이와 관련된 이해관계자 이슈에 대응하는 활동이다. 예산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활동이 제한적일 수 있으나 외부적으로 부여된 사회와 환경에 관한 기준이나 기대치를 준수 또는 맞추기 위해 비용을 추가하거나 사업상 제약을 떠안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는 이처럼 기업이 창출한 이익의 재분배를 통해 사회와 함께 나누자 거나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식의 소극적, 시혜적 의미의 CSR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CSV는 경제적, 사회적 여건을 개선시키면서 동시에 기업의 비즈니스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련의 기업정책 및 경영활동으로서 한 기업의 경쟁력과 주변 공동체의 번영이 상호 의존적이라는 것을 기본전제로 하고 있다.

CSR과 CSV는 기업이 속해있는 사회라는 공동체에 자원을 투자한다는 점에서는 똑같지만 CSR은 대부분 기업평판에 집중하고, 기업과 사회의 이익을 연결시키지 못하며 장기적인 차원의 정당성이나 명분확보와 운영이 어렵다. 반면, CSV는 기업의 수익성과 경쟁우위 구축을 위해 해당 기업이 가진 자원과 전문성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기업에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주게 된다.

CSR과 CSV의 극명하고 쉬운 차이점은, 기업이 가진 파이(이익)의 분배문제를 통해 알 수 있다. CSR은 현재 가지고 있는 파이를 재분배하는 이익공유의 개념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파이를 키워 나눌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결여돼 있다. 즉, 새로운 가치 창출 없이 기존에 가지고 파이의 일부를 사회에 투입하는 CSR과 달리, CSV는 사회와 나눌 수 있는 파이를 키우는 방법론으로서 기업이 혁신을 통해 사회적 이익과 기업의 이익이 공유 되는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고, 파이의 총량도 커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가난한 나라의 농부가 재배한 농작물에 제값을 쳐주는 공정무역(개발도상국 생산자의 경제적 자립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생산자에게 보다 유리한 무역조건을 제공하는 무역형태)의 경우, CSR관점에서 보면, 빈곤이라는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해결 하는 선행의 의미를 갖지만 이것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파이를 재분배하는데 그치고 만다.
하지만 CSV관점에서 본다면, 농법을 개선하고, 농부를 위한 지역협력과 지원체계를 구축 하는 방법으로 접근한다. 농부들이 더욱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작물을 재배해 수확량과 품질을 개선시키고, 농가소득에 도움을 주면서 동시에 기업입장에서는 품질 좋은 농작물을 독점적으로 공급받아 이를 고급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함으로써 기업에게도 수익을 창출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 오게 되는 셈이다.

코카콜라의 ‘아이티 희망 프로젝트’는 CSV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대규모 지진으로 전세계적 관심과 복구의 손길이 시급할 때, 코카콜라는 아이티 희망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아이티 인구의 60 퍼센트 이상은 농업에서 발생하는 수입으로 생활한다는데 착안하여 ‘아이티 희망 프로젝트’는 지역 망고 경작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즉, 경제적인 성장과 지속 가능한 개발을 촉진시키기 위해 지원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25,000명의 아이티 농부들의 농장 수입을 두 배로 증대시켜 농부들과 가족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고, 특히 여성 농부들에게 주의를 기울여(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농부들 중 50%이상이 여성)이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개발을 지속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국제개발협력기구의 행정지원과 망고 경작기술 교육, 농업전문 NGO의 기술자문 등 여러 단체의 복합적 노력과 지원이 함께 했다. 코카콜라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재배된 양질의 망고를 구입해 자사 제품의 원재료로 사용했으며 ‘오드왈라 아이티 희망 망고라임에이드’ 라는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기업의 이익과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하고 있다.

세계적 가전업체인 필립스사의 ‘스마일(SMILE, Sustainable Model in Lightening Everywhere) 프로젝트’ 도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언제 어디서든 지속가능한 조명제품'을 공급하겠다는 것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된 태양광 충전방식의 휴대용 랜턴은 배전망이 부실해 충분한 야간조명을 접할 수 없는 빈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전기가 부족한 아프리카 지역에서 필립스가 해당 국가와 공동 으로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조명보급 사업을 전개하는 것으로, 태양광으로 충전가능한 손전등인 ‘Uday’를 개발(하루 충전시 5시간 사용, 250개 촛불밝기 효과)함으로써 경제적 으로는 일몰 후에도 업무가 가능하고, 아이들은 저녁시간에 숙제가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탄소배출 없이 전기 생성이 가능한 자연친화 상품이 된 것이다. 결국 필립스의 스마일 프로젝트는 CSR에 쓰는 돈을 단순한 비용(cost)차원의 개념이 아닌, 기업의 사업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활용한 CSV의 모범적 사례라 할 만하다.

코카콜라와 필립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CSV는 어느 일방이 기업으로부터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라 기업 또한 수혜자가 되는 양방 모두의 이익이 되는 관계이고, 기업으로 부터 혜택을 받는 수혜자의 삶의 개선으로 인해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경제적 가치가 향상 되는 그런 선순환의 관계를 도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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