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금만담]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

오늘 우리지금만담의 두 주인공은 ‘어린이’라는 교집합을 갖고 만났습니다. 아이들처럼 솔직하고 유쾌했던 유진어린이집 탁새봄 교사와 유진엠플러스 김민정 차장의 속 깊은 대화, 저 유 팀장이 직접 따라가 보았습니다. 


서울과 부천이라는 물리적 거리로 인해 오늘 만담은 전화로 진행됐는데요. 만나지 못한 아쉬움과 첫 만남의 긴장감이 감도는 인사로 대화가 시작됐습니다.


 

김민정 차장: 아아, 잘 들리시나요? 전화로 이야기하려니 조금 쑥스럽네요. 일단 제 소개부터 해볼게요. 저는 유진엠플러스 경영지원팀에서 회계/세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발생하는 여러 재무 이슈를 회계 기준에 따라 처리하고, 각종 자금과 경비의 흐름을 관리하는 역할이죠.

탁새봄 교사: 회사의 살림을 책임지고 계시는 분이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유진엠플러스라면 저도 잘 알고 있어요. 뽀로로, 타요, 핑크퐁 같은 인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어린이 뮤지컬을 제작하는 곳, 맞죠?

김민정 차장: 네 맞아요. 아이들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활용해 <뽀로로와 댄스댄스>, <마법의 버스 타요>, <핑크퐁과 상어가족> 같은 다양한 공연을 제작했어요.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영상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고요. 아니 근데, 어떤 일을 하는 분이시길래 저희 회사에 대해 알고 계신 거죠?

탁새봄 교사: 같은 유진 가족인데 모를 리가 없죠. 그리고 저도 아이들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거든요. 저는 부천에 위치한 ‘유진어린이집’에서 장애를 가진 아동들이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장애통합교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김민정 차장: 아, 어린이집 선생님이셨구나! 수고가 많으십니다. ☺️ 저도 유진어린이집은 잘 알고 있어요. 으레 장애아동은 따로 교육받을 거라 생각하는데, 유진어린이집에서는 같은 교실에서 같은 수업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아이들이 동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었어요.

탁새봄 교사: 맞아요. 모든 아이들이 동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저희 어린이집의 목표에요. 그래서 식사도, 간식도, 놀이도 함께하죠. 이때, 특별한 요구가 있는 장애아동이 조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개별적으로 지도해주는 게 저 같은 장애통합교사의 역할이에요. 가령 종이 놀이를 한다고 하면, 장애아동은 종이 자르기를 어려워할 수 있잖아요. 그럼 저는 그 아이의 특성에 맞게 놀이를 수정해 주는 거예요 자르기 쉬운 큰 종이를 준다거나, 스티커 놀이로 바꿔주는 식으로요. 그리곤 반 친구들에게 “누구든 잘하는 일이 있으면 못 하는 일도 있는 거야. 이 친구가 종이 자르기는 어려워하지만, 블록 놀이는 잘해.”라고 얘기해줘요. 사람마다 잘하는 일이 다르다고 꾸준히 얘기해주다 보니 아이들도 그런 상황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아요.

김민정 차장: 장애아동이 비장애아동과 한 공간에서 함께 지낼 수 있는 계기를 계속 제시해주는 역할을 하고 계시는군요! 이렇게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함께 지내면 긍정적인 효과도 클 것 같아요. 서로 보고 배우는 점도 많고, 특히 비장애아동들은 장애에 대한 편견도 적을 것 같고요.

탁새봄 선생님: 맞아요. 실제로 처음 등원한 아이가 장애아동을 낯설어 한 적이 있어요. 근데 어릴 때부터 장애를 가진 친구와 함께 지냈던 아이가 그 모습을 보고 “너는 처음부터 잘했어? 저 친구는 지금 연습 중인 거야.”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저희가 늘 하는 얘기거든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어. 누구든 연습하는 과정이 필요해”라고요. 그걸 기억하고 똑같이 말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죠.

 


각자의 업무 소개가 끝난 후, 대화는 자연스럽게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습니다. 먼저 탁새봄 교사가 장애아동들과 함께 보낸 일화들을 소개했는데요. 함께 들어볼까요?


김민정 차장: 직업 자체가 아이들과 매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시잖아요. 힘도 들지만 그만큼 에피소드도 무궁무진할 것 같아요. 저도 워킹맘이라서 아이로 인해 울고 웃는 일이 많거든요.

탁새봄 교사: 개인적으로 초임 때 자폐유아를 맡았을 때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8년 차인 지금까지도 손에 꼽을 정도로 중증인 아이였는데, 말 한마디, 한 음절도 발화하지 못했어요. 쉬운 동작 하나도 모방하기 어려워했죠. 그런 아이를 보며 ‘딱 한 음절이라도 말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시도했는데, 고맙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아”, “오”, “이”를 발성하기 시작했고, 몇 번을 가르쳤던 손 놀이도 비슷하게 따라 하더라고요. 너무 기뻐서 아이 어머님께 말씀드렸는데 처음엔 믿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손 놀이하는 모습은 영상으로, 발성하는 모습은 직접 보여드렸죠.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는 인사만 하시더라고요. 아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했고, 감사의 표현을 진심으로 해주셨던 부모님 모습에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어요. 

김민정 차장: 단순히 노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닌데, 정말 대단하시네요!

탁새봄 교사: 아이의 개별 특성과 발달 상태를 고려한 지도법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장애아동은 비장애아동보다 발달 상태나 특징이 훨씬 다양하고 특별하거든요. 예전에 근육이 없고 무기력한 지적장애 유아가 있었는데, 누워있거나 엎드려만 있어서 늘 교실까지 안아 들어서 등원시켰어요. 그런데 며칠 관찰을 해보니 율동과 노래를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 앞에서 노래와 율동을 보여줬죠. 그랬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어 저를 보곤 일어나서 율동을 모방하며 따라오더라고요. 그대로 교실까지 아이 스스로 도착했어요. 나중에는 율동이 없어도 스스로 걸어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죠.
 

김민정 차장: 그렇게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엄청 뿌듯하시겠어요. 

탁새봄 교사: 물론이죠. 저희가 원하는 건 아이들의 행복, 건강 그리고 발전이 다거든요. 그런데 열심히 지도하고 방법을 고민해도 뚜렷한 발전이 없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땐 힘들고 답답하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논의하며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해요. 학기마다 사례 회의를 통해 아이들의 개별 특성을 공유하고, 지도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요.

김민정 차장: 선생님 말씀을 쭉 들어 보니 아이들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어요.

탁새봄 교사: ☺️ 저도 제 직업을 조력자로 표현하곤 해요. 보육교사도 마찬가지겠지만, 특수교사는 장애아동과 그 가족들을 도와서 삶의 단계 단계를 함께 걸어가는 존재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도 남들보다는 천천히 걷지만 한 걸음씩 발을 떼는 아이와 가족의 손을 잡아주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조력자가 되고 싶어요.


탁새봄 교사의 따뜻한 손길을 거쳐 간 장애아동은 지금까지 열아홉 명. 그런데 졸업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뿌듯함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다고 하는데요. 더 잘해주지 못한 아쉬움과 초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어떤 생활을 할지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고 합니다. “잘 지내고 있다는 안부를 들었을 때 그제야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아이들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어 김민정 차장도 8년 동안 공연업계에서 동고동락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요. 함께 귀 기울여 보시죠.


탁새봄 교사: 이제는 차장님 이야기를 들려주실 차례에요.  보통 한 편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려면 어마어마한 자금과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잖아요. 그렇다 보니 어린이집 못지않게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공연 업계에 몸담고 계셨던 지난 8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언제인지 궁금해요. 

김민정 차장: 아무래도 코로나19로 모든 공연이 중단됐던 지난 2년의 시간이 아닐까 싶어요. 공연 업계는 그야말로 ‘대혼란’이었거든요. 당시 트니트니를 뮤지컬화 한 작품을 무대에 올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어요. 금방 지나가겠지 했는데 상황이 나아지지 않더라고요. 결국 중도 폐막을 결정했어요. 더 이상 공연을 지속하는 게 의미가 없겠더라고요. 
 

탁새봄 교사: 아…. 공연 하나를 올리는 데 드는 노력과 비용이 얼만데…. 제가 다 화가 나는데요.

김민정 차장: 맞아요. 수익적으로 타격이 엄청났어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했죠. 그래서 찾은 게 ‘영상사업’이었어요. 다년간 어린이 공연 사업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자체 유튜브 키즈 채널인 ‘플래이엔조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어요. 다행히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아이들의 방문이 이어졌고, 코로나 기간 동안 10만 구독자를 돌파하는 데 성공했죠. 이를 눈여겨본 디즈니코리아에서 유아용 콘텐츠를 의뢰해 와서 ’말랑말랑 도우랑’ 제작에도 참여하게 됐고요. 

탁새봄 교사: 이런 게 바로 전화위복이네요.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든 차장님과 유진엠플러스의 노력이 멋집니다.

김민정 차장: 유연한 자세로 일하는 자세가 위기 극복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사실 예전부터 저는 ‘네 일 내 일’이라는 구분 없이 ‘우리 일’이라는 생각으로 일해왔어요. ‘내 일만 할 거야 하고 회사에 다닌 적은 없었죠. 관리직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지원하려고 노력했어요. 팸플릿도 돌리고, 현장에서 티켓 수령 업무도 돕고, 공연을 볼 땐 관객의 입장에서 느낀 점들을 피드백하기도 하고요. 결국은 고객이 만족할 만한 좋은 콘텐츠를 전달하자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일하는 거잖아요? 이 정도는 해야죠.

탁새봄 교사: 이건 정말 배워야 할 마인드네요! 요즘 한창 브레드 이발소 뮤지컬 개막을 준비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차장님이 계시니 잘될 수밖에 없겠어요. 아, 말이 나온 김에 브레드 이발소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봐요! 2년 만에 올리는 공연이라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 어떠세요? 

김민정 차장: 오랜만에 공연장에서 아이들 웃음소리 들을 생각에 벌써 신이나요. 사실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준비해야 했던 터라 걱정이 많았는데, 오랜만의 공연이고 워낙 인기가 많은 캐릭터라 그런지 반응이 상당히 좋아요. 조기 예매율도 높고요. 

탁새봄 교사: 7월 16일에 개막한다고 들었는데, 공연장 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관람 포인트가 있을지 살짝 알려주세요!

김민정 차장: 같은 스승 밑에서 이발을 배운 브레드와 바게트의 대결을 그린 에피소드예요. 만화로 해당 회차를 미리 보고 와도 좋고, 안 보고 와도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대결 스토리에 포인트를 많이 뒀거든요. 브레드가 시련과 역경을 딛고 승리하는 내용이라 같이 온 부모님들도 지루하지 않게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비록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지만, 그만큼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이었는데요.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탁새봄 교사: 오늘 차장님이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걸 알게 됐어요. 차장님과도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고요. 회사의 씀씀이를 관리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살뜰히 챙기는 차장님 모습에서 ‘엄마’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제가 맞게 본 거죠?

김민정 차장: 앗, 실제로 엄마처럼 잔소리도 많이 해요. 사업부 분들은 저한테 ‘관행은 정론이 아니다’라는 말을 지겹도록 들으셨을 거에요. 돈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보수적일 수밖에 없거든요. 특히 요즘 횡령 같은 부정적 이슈가 많잖아요. 깐깐하게 회계 기준을 지키라고 요구하거나 어떤 목적으로 왜 이 금액을 써야 하는지 따질 수 밖에요. 그런데 이런 제 모습을 집에서도 종종 발견해요. 카드 명세서를 보면서 남편에게 왜 쓴 건지 물어본다니까요. 

탁새봄 교사: 일종의 직업병이네요. 저도 지나가는 아이를 보면 몇 살인지 궁금해 해요. 대화 내용을 들으면서 언어 발달은 몇 세 정도인지, 문제 행동은 어떤 게 있는지 파악하려 하기도 하고요. 가끔 훈육하시는 부모님을 보면 올바른 훈육 방법인지 살피기도 해요.

김민정 차장: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관찰하는 습관이 밖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거군요!

탁새봄 교사: 네 맞아요. 무엇보다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보니 수시로 관찰하고 항상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데 그게 몸에 밴 듯 해요.

김민정 차장: 일에 대한 열정이 몸에 새긴 흔적이죠. 저는 오늘 선생님 덕분에 장애통합교사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어요. 아이의 인생에서 첫 발판을 다져주는 멋진 일을 하고 계신다는 사실도요. 

탁새봄 교사: 왠지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기분인데요? 초등특수교육이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둔다면, 유아특수교육은 어떻게 입고 먹고 배변해야 하는지 같은 생존을 가르쳐요. 저는 그런 제 일이 좋고,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어요. 아이에게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은 분명 의미가 있으니까요. 아이 인생에 0.1%라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앞으로 더 많이 공부해서 좋은 교사, 전문적인 교사가 되는 게 꿈이에요.

김민정 차장: 선생님의 꿈 저도 곁에서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다음에는 꼭 얼굴 보고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저는 공연을 아이들에게 꿈을 선사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괜히 설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브레드 뮤지컬을 본 아이들은 어떤 꿈을 안고 집으로 돌아갈지 너무 기대돼요. 예전에 뽀로로 공연을 할 땐 발레리나나 바이올린 연주자가 되겠다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공연 장면 중에서 주인공이 춤을 추고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이번에는 브레드처럼 제빵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겠죠? 

탁새봄 교사: 신난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서는 아이들의 모습이 벌써 그려지네요. 다음에 만나면 꼭 후기 들려주세요!


‘자신의 일을 발견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죠. 오늘 만난 두 사람의 얼굴에 행복이 비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객이 맘껏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그날을 위해 오늘도 힘껏 뛰고 있는 유진인들의 이야기는 ‘우리지금만담’에서 쭉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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