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수기]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었지
[가정의 달 수기]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었지
  • 편집부6
  • 승인 2019.05.2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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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영 업무팀장 (유진투자증권 포항북지점)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11개월 딸, 26개월 아들을 키우고 있다.

지난 5월 4일, 두 아이와 함께하는 첫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우리 가족은 남편 회사 동료 가족들과 축구장을 찾았다. 아이들 얼굴에 병아리, 꿀벌 페이스페인팅도 하고, 예쁜 치어리더 언니들이랑 가족사진도 찍고, 마술쇼에 버블쇼까지 다양한 아이들 행사도 체험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진짜 어린이날이 왔지만 막상 신랑은 출근하고 나와 아이들만 덩그러니 남겨졌다. 그렇다 해도 처음 맞는 어린이날을 그냥 보낼 수 없었다. 용기를 내어 자전거 유모차에 아들, 아기띠에 딸을 안아메고 집을 나섰다. 목적지는 5km 넘게 떨어진 송도 송림테마거리. 해안가와 솔밭에서 거리예술축제가 열린다기에 무작정 길을 나섰다. 날씨는 따사로웠고, 바다도 보여주고 물 위에 떠있는 배도 보여주고, 길가에 심어놓은 장미며 각종 풀꽃, 식물들에 호기심 많은 아이들은 참 좋아라 했다. 한참을 놀고서 운동 삼아 먼 길을 걸어서 돌아왔지만, 미세먼지 없는 예쁜 봄기운에 즐겁기만 했다.

부모 맞벌이에 온종일 어린이집에 머무는 아들, 마찬가지로 평일 내내 시댁에서 자라는 딸… 아이들이 꺄르르 해맑게 신나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엄마 손길도 많이 못 주는 게 미안해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리 엄마도 내게 이런 마음이었을까.

앞, 뒷 동 지근거리에 살면서도 밥벌이에 피곤하다는 핑계로 엄마가 필요할 때만 연락하곤 했다. 나이 들어 자식들한테 손 벌리기 싫다며 아직까지 노후준비에 고생하는 엄마. 그러면서도 내게 엄마가 필요할 때마다 늘 자리를 지켜주는 엄마. 아이들에 이어 어머니께도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퇴근길 꽃집에서 작은 다육이에 비누 카네이션이 꽂힌 화분을 샀다. 아들의 고사리손에 들려주고 사랑하는 우리 엄마 얼굴 보러 찾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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