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0일, 21세기의 판도를 흔든 역사적인 생물이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인데요. 3년 4개월만인 지난 6월 1일, 서울역에 남아있던 마지막 선별 검사소가 운영을 마치며, 무섭고도 길었던 코로나19와의 장기전이 막을 내렸습니다. 오늘은 국내 발병 후 1229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에 준 영향과 사건을 돌아보려고 하는데요. 그보다 먼저, 다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1. 마스크 대란

약국에 마스크 사러 줄 섰던 기억 나시나요? 코로나19의 첫 국내 확진 이후, 우리 일상에 가장 먼저 영향을 주었던 부분이 바로 마스크였는데요. 중국에서 코로나19 사망사례가 보도되며, 많은 공포에 떨었던 기억이 납니다. 전국적인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1장당 5,000원의 가격폭등이 나타나기도 했죠. 마스크가 귀해지다 보니 당시 선물로 마스크를 주고받는 일도 흔했고, 사재기한 마스크를 중고시장에 비싸게 올려 파는 등의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2020년 3월부터는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며, 약국마다 마스크를 사러 긴 줄이 이어지곤 했습니다.

2. 사회적 거리두기

2020년 코로나19의 혼란 속, 무려 세 번이나 개학이 연기되었는데요. 3월 22일, 이제는 익숙해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의 모태가 처음 나타납니다. 2m 거리두기, 실내집합시설 이용금지 등의 조항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발표가 되었어요. 간절한 국민들의 염원 속 보름간 진행되었던 사회적 거리두기는, 거듭된 연장 끝에 2020년 5월에 이르러 완화 조치가 시행되었는데요. 그제서야 학생들도 비로소 학교에 갈 수가 있었죠.

직후 발생한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감염 사태 등 위기를 간신히 넘기나 했지만, 결국 8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며 본격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시국이 시작됩니다. 2020년 12월부터는 사적모임 5인 이상 금지 등의 조항이 추가되며, 저녁 약속 전 손가락으로 인원 수를 세보는 경우가 허다했는데요. 모임이나 야외활동 자체를 피하면서 ‘확진자’가 아닌 ‘(살이) 확 찐 자’가 되었다 등의 유행어도 나타났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2022년 4월 18일, 완전 해제가 되며 긴 밀당(?) 대장정이 막을 내립니다.

3. 백신

2021년으로 이어진 코로나19의 화두는 ‘백신’이었습니다. 재택근무가 이어지던 2021년 1월 26일, 코로나19의 첫 백신 접종이 국내에서 시작되었는데요. 의료기관 종사자, 고령자를 중심으로 시작된 백신 접종은 코로나19 오미크론의 대유행과 맞물리며 점차 전국민들에게 보급되었고, 2021년 11월에 이르러 전국민 70%가 접종을 완료하는 수준을 보입니다. 백신 접종증명서로 시설 출입을 하는 방역패스, 백신 부작용 우려 등의 사회 이슈가 대두되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한편, 높은 백신 접종률과 치명성이 낮아진 코로나19 변이로 2022년 이후에는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의 초입으로 들어섰는데요. 백신을 넘어, ‘먹는 치료제’가 개발되기도 하고, 효과성 및 형평성 논란이 있던 ‘방역패스’는 2021년 3월 해지됩니다. 뒤이어 4월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해제되며, 본격적인 코로나19 엔데믹의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4. 메타버스

그 많던 메타버스는 어디로 갔을까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비접촉의 ‘언택트’ 문화가 발달하며 떠오른 ‘메타버스’. 현실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가상세계라는 뜻인데요. 1992년 소설 스노우 크래쉬 첫 등장을 한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2020년 월스트리트저널 및 포브스에서 조금씩 언급되며 전세계적인 산업/문화의 트렌드로 서서히 자리를 잡습니다.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의 기술과 더불어, 화상회의 등의 플랫폼이 크게 발전하는 계기가 되며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가 온라인으로 대체가 되었는데요. 하지만, ‘진짜 같음’이 ‘진짜’가 될 수는 없었던 걸까요? 새로운 기준이라며 ‘뉴노멀’로 불리던 언택트와 메타버스는 일상의 회복과 함께 열기가 크게 식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