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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 NOW ]
  • 입력 2019.08.27 14:20

7년 지기들과 함께, 잊을 수 없는 보라카이

[여름휴가수기] 유진투자증권 김수경

7년을 함께한 세 친구가 모인 단톡방, 어느 날 누군가가 작은 파문을 남겼다.

“이번 휴가, 같이 고(Go)?”

우리는 누구 하나 저어하지 않고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목적지는 보라카이. 우리에게는 작년부터 모아온 소중한 곗돈이 있다.

셋이 함께 해외여행을 가는 것은 2016년 라오스를 다녀온 이후로 처음이었다. 우리는 무척 들떠서 눈 깜짝할 새 비행기표를 발권하고, 호텔을 예약하고, 온갖 투어를 예약했다. 휴가 가는 날을 달력에 콕 찍어두고 나니 하루하루가 설레었다.

마침내 다가온 휴가일, 새벽 비행기에 타야해서 전날 밤 미리 김포에 사는 친구집에 모였다. 한동안 입에 달고 살던 ‘보라카이 가야하니까 다이어트!’라는 말이 무색하게, 우리는 야식에 술판을 벌이다 잠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누군가 다급하게 외쳤다. “새벽 세시야! 일어나!” 아슬아슬한 시간. 기겁한 우리는 부랴부랴 공항으로 향했다. 한가한 새벽길 덕에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비행기에 올라탈 수 있었다. 헐레벌떡 뛰어다니던 시간들도 우리에겐 여행 전 설렘에 다름 아니었다.

네 시간여를 날아 필리핀 칼리보 공항에 도착했다. 여기서 버스로 두 시간, 배로 15분을 더 들어가고서야 보라카이에 닿을 수 있었다. 하지만 숙소에 짐을 던져넣고 보라카이 제1의 명소인 ‘화이트 비치(White Beach)’에 발을 디딘 순간, 우리는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다. ‘세계 3대 해변’이라는 수식어가 모자라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우리는 여독도 잊고 해변으로 뛰쳐나갔다.

보라카이에서 보낸 시간은 여유 그 자체였다. 1일 1마사지, 매 끼니 이어지는 진수성찬과 맥주, 해변을 물들이는 석양, 호핑체험 같은 재미있는 액티비티까지 모든 순간이 좋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것을 하나 꼽으라면 역시 패러세일링. 바다 위에서 모터보트로 낙하산을 높이 띄워 풍경과 스릴을 즐기는 레포츠다. 막연히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멋모르고 신청해뒀는데, 배에 타기 직전에야 탑승할 수 있는 몸무게에 제한이 있다는 걸 알았다. 동행했던 가이드는 우리를 쳐다보더니 두 명까지만 같이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당황하게 만들었... 지만 다행히도 우리의 몸무게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우리 셋은 오손도손 손잡고 하늘로 떠올랐다. 탁 트인 절경이 주는 쾌감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안도감이 좋았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벅찬 경험이었다.
 

이번 여행이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한 친구의 생일이 휴가 도중에 있었다. 우리는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주려고 친구가 씻는 동안 몰래 준비한 케이크와 가랜드로 호텔방 한편을 꾸몄다. 사실 준비가 너무 요란해 일찌감치 주인공에게 들키긴 했지만, 그럼에도 감동 받은 친구를 보니 고맙고 뿌듯했다.
 

행복한 시간은 어쩜 이리 빨리 지나가는지, 정말 눈 깜짝할 사이 휴가가 끝났다. 휴가 막바지까지 알차게 채워넣은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월요일 새벽 한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을 나와 각자 일터로 출근하는 서로의 뒷모습을 보며 우리도 어른이 되긴 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함께여서 즐거웠던 지난 7년처럼 앞으로도 함께 많은 추억을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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