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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 NOW ]
  • 입력 2019.08.23 09:08

환타지는 없지만, 따뜻한 행복이 있었던 나의 여름, 사이판

[여름휴가수기] 유진자산운용 이지선

다른 사람들에겐, 관광지로 환상을 가득 안고 떠나는 곳일 수 있는 사이판, 나에겐 가족이 기다리는 곳이다.

일을 시작하고 꽤 오랜 시간 가족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요즘 한국에 불어 닥친 ‘워라밸’ 열풍을 바라보며, 적절히 워크와 라이프의 밸런스를 맞춰가며 나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찾아왔다.. 그래서 이번 여름 휴가는 몇 년 만에 가족을 보러 사이판을 가기로 결정했다.

몇 년 만에 방문한 사이판은 여전히 평화롭고, 깨끗하고, 여유로웠다. 푸른 바다와 맑은 공기를 마주하는 순간 마음이 편해졌고, 부모님을 뵙는 순간 집에 온 듯 포근한 느낌이 밀려왔다.

가족과 함께한 첫 끼는, 사이판 현지 느낌이 가득한 볶음밥과 치킨 그리고 스테이크. 흔한 음식일지도 모르겠지만 가족과 함께하니 너무 맛있었고, 비록 자주 통화하였지만, 실제로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하는 건 오랜만이라 그간의 근황에 대해 풀어놓다 보니 하루가 금방 흘러갔다.

이번 휴가는 관광을 한다거나, 액티비티에 열중하기보다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부분에 중점을 두었는데, 조금 심심하지 않을까 우려했던 바와는 다르게 이 고요한 평화로움이 의외로 굉장히 큰 만족감을 전해주었다. 아침에 일어나 가족과 함께 식탁에 모여서 식사 하고, 소화 시킬 겸 해변가를 거닐면서 함께 산책하며 이야기 나누고, 티타임도 갖는 이 소소한 순간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말이 이런 순간을 두고 하는 말인가 싶었다.

고개를 돌리면,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그 주변엔 푸른 바다와 맑고 깨끗한 하늘이 있었다.

마이크로비치에서 마신 코코넛 음료

저녁을 먹고, 해변가에 누워서 맥주한잔 마시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별똥별이 떨어졌다.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그 자체로 행복했다. ‘힐링’, ‘여행’이라는 키워드는 그저 오그라드는 요즘 유행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잠깐 평소에 지내던 곳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니 지쳤던 마음이 따뜻하게 채워지고, 이래서 “재충전”이라는 게 필요한 부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같았던 4박 5일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나는 지금 다시 한국에서 내 일상으로 돌아와 나의 포지션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일하고 있지만, 사이판에서의 따뜻했던 순간 덕분에 다시 열정 가득한 초심으로 돌아와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더 열정과 활력을 가지고 업무에 매진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비록 다시 현실 속에서 일하다 보면 지치고, 힘든 순간도 있겠지만, 그 순간마다 따뜻했던 사이판에서의 휴가를 떠올리며 버틸 수 있는 동력을 마련 한 것 같아 이번 휴가지는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꼭 휴가라고 멀리 갈 필요가 있을까? 조금만 일상에서 벗어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곳이 최고의 휴가지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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