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수기] 사랑한다는 말, 가장 값진 선물
[가정의 달 수기] 사랑한다는 말, 가장 값진 선물
  • 편집부6
  • 승인 2019.05.14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진주 차장 (유진기업 부천공장)

어느 해인가 어버이날을 얼마 앞둔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어버이날 부모가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을 소개했다. 가전, 현금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은 바로 ‘사랑한다’는 자식의 고백이었다. 스스로 물었다. 나는 내 부모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얼마나 했던가? 고백하건대 평생에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이 참에 용기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모님 드릴 선물과 카네이션을 사다 차에 가득 실어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갑자기 생긴 야간 업무에 마음먹은 대로 내려가지는 못하고 어머니께 전화 드렸다. 일 마치고 한 잔 들이킨 술기운에 용기를 내어보기로 했다.

“엄마, 일이 늦어져서 내일 아침 일찍 갈게요.”

그리고 용기가 필요한 순간.

“아들이 엄마 많이 사랑해요. 알죠?

“하하, 그래 고맙다.”

왜 이리 떨리고 쑥스럽고 부끄럽던지… 원래는 이대로 통화를 끝내려고 했는데, 문득 생각해보니 나도 자라면서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없었다. 나는 결국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엄마로부터 돌아온 대답에 나는 곧바로 후회했다.

“엄마, 나는 사랑한다고 하는데 엄마는 나한테 왜 안 하우?”

“어휴… 엄마가 늙고 배운 것이 없어서 그런 말도 할 줄 몰랐구나. 미안하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부모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내가 부모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사실은 다 알면서, 나는 뭘 그리도 물었어야 했을까… 굳이 엄마가 한스러운 말을 하게 했어야 했을까… 후회에 가슴이 미어졌다.

그렇게 나는 서른을 훌쩍 넘겨서야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여느 노래 제목처럼, 사랑한다면 입 밖으로 내뱉어야 하고 그만큼 사랑도 깊어진다. 사랑한다면, 누가 먼저 사랑한다고 말하든 상관 없지 않은가?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 십 수년이 지나, 이제 나는 세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그 때 이후로 우리 부부는 아이들 말문이 트이기 전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주고받았다.

부모님에 대한 사랑은 아직도 부족하다. 휴대전화에는 아이들 사진이 대부분이고 부모님과 함께한 사진은 몇 장 되지 않는다. 얼마 전 지나간 어버이날, 그 날이나마 있어 부모님께 평소 못 하던 효도전화를 드리게 된다. 올 어버이날 부모님께 드리는 가장 큰 선물은, 역시나 변함 없이 “어머니, 아버지! 사랑해요!“, 그 진심을 눌러 담은 한마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