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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 NOW ]
  • 입력 2019.01.15 08:30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람이 고수

책 ‘2040 직장in, 관계의 힘, 빨리 철들자’ 中

약자들은 허세를 부리며 강한 척

’매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 호랑이는 병이 든 듯 걷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처럼 힘이 센 동물들은 평소에 기운 없이 졸린 모양새를 갖추어서 먹잇감들이 경계심을 늦추게 합니다. 그러다가 먹잇감이 가까이 다가선 순간 맹렬한 모습으로 돌변해 잡아먹어 버립니다. 현실에서도 약자들은 허세를 부리며 강한 척하지만 진정한 고수들은 허술해 보이며 약자인 척합니다. 하지만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람이 고수입니다. 이와 같은 인생 철학은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방어할 수 있는 지혜일 뿐 아니라 생존과 공존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1998년, 화웨이는 80억 위안이 넘는 매출액을 달성하면서 중국 내 통신설비 업계에서 4대 거장의 자리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로써 화웨이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화웨이를 이끄는 최고 경영자 런정페이는 다른 ‘스타 기업가’들과 행보를 달리했습니다. 모든 매체 인터뷰, 회의 및 평가 등을 일제히 거절했으며 화웨이 그룹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홍보 활동이나 정부 관련 행사에도 모습을 절대로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화웨이의 고위층 간부들에게도 중요한 고객이나 사업 파트너를 만나는 일을 제외한 나머지 활동은 일제 금지한다며 자기 의견을 외부에 밝히는 자는 누구든 바로 그 자리를 떠나게 할 것이라는 불호령을 내렸습니다. 윗사람들의 솔선수범으로 화웨이 전 직원은 마치 본능처럼 외부세계에 대해 철통방어 태세로 원천 봉쇄했습니다.

2002년에 열린 베이징 통신전에서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이 회사의 부스 앞에서 고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젊은 청년이 그에게 다가와 물었습니다. “오늘 화웨이 회장님도 참석 하시나요?” 런정페이가 물었습니다. “회장님께 무슨 볼일이 있으신가요?” 젊은 청년이 답했습니다. “아뇨 별일은 없고요. 오늘날의 화웨이가 있기까지 회사를 이끈 전설의 인물은 어떤 모습을 하고 계시는지 뵙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자 런정페이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오늘 회장님은 참석하지 않으십니다. 그래도 제가 당신의 그 마음을 잊지 않고 그분께 꼭 전해드리겠습니다.” 이런 화웨이의 철통 수비벽은 2년 동안 계속된 뒤에야 약간 느슨해졌습니다. 해외시장 개발이라는 시대적 수요에 따라 화웨이는 해외 매체들과 긴밀한 연락을 유지했으며 국내 매체들과의 접촉도 점차 늘려갔습니다. 화웨이의 고급 간부들도 신중하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때가 바로 이때입니다. 오로지 런정페이 회장 혼자만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런정페이 회장은 자세를 낮추는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기 때문에 더욱 많은 시간과 정신을 회사일에 쏟아 부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세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이미 발전했거나 발전 중인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하였습니다. 나아가 통신설비 업계의 글로벌 강자들 속에서 생존을 위해 연합하는 ‘합종연횡’ 전략을 펼치며 유용한 역량과 자원을 찾았습니다. 이로써 서방의 규칙을 심도 있게 이해하고 동방의 지혜를 마음껏 발휘하면서 화웨이를 새로운 전성기로 이끌어갈 수 있었습니다.

빠져 나온 서까래가 더 빨리 썩는다

자기를 드러내는 것에만 급급한 사람은 수많은 좌절과 고난을 겪습니다. 빠져 나온 서까래가 더 빨리 썩는다는 말처럼 말입니다. 사회에서 한 사람이 교만과 이기심으로 가득 차서 자신을 뽐내고 과시한다면 아무리 그 재주와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공공연한 공격과 은밀한 비방을 피해가기 어렵습니다. 시간을 가지고 앉아 자세히 생각해본다면 인생의 많은 상황에서 자신을 낮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의적절하게 자신을 낮추기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모든 것이 딱 맞아 떨어지도록 무게를 잘 헤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낮추는 일은 인내와 양보, 그리고 관용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세상에 누가 화나면 화를 내고 불만이 있으면 말하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원망하는 등 감정을 제멋대로 표출하는 사람을 달가워하겠습니까?

현실 속의 많은 시간과 장소에서 사람들은 책임감을 느끼고 대세를 따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약자의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많이 인내하고 관용을 베풀어야 합니다. 아무 때나 무조건 자신을 낮추어서도 곤란하겠지만 자신을 낮출 때를 몰라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탄성 있는 됨됨이를 갖추어야 합니다.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인생의 교착 상태에 빠져 있음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삶, 직장, 감정, 인간관계에서 모든 것이 잘 안 풀리고 순조롭지 않은 상황에 놓일 때입니다. 이런 상태가 되면 심리적으로 모순과 투쟁 등의 마음이 들끓게 됩니다. 어떻게 이런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을까요?

‘한 발 뒤로 물러서면 넓은 바다와 하늘을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후퇴는 신체적인 후퇴를 말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심리적인 후퇴를 말하기도 합니다. 이때 후자가 더욱 효과를 발휘하기도 합니다. 신체적인 후퇴든 심리적인 후퇴든 상관없이 후퇴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단지 자신에게 한숨을 돌리고 생각할 시간과 공간을 주기 위함이라는 점에 대한 뚜렷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합니다. 총명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재능을 졸렬함에 감추고, 지혜를 감추고도 명찰함을 잃지 않으며, 총명함과 재능을 드러내지 않을 줄 안다.’는 것을 말입니다. 자신을 과시하는 일에만 매달린다면 ‘천기’를 누설하게 되어 상대방이 경비 태세를 갖출 여지를 줍니다. 결국 자신의 목적을 세상에 드러내 상대방에게 경계의 표적이 되고 맙니다. 자신을 보호하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드러내지 않는 일입니다. 우리는 유연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런정페이를 통해 ‘용수철의 도’를 배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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