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협력의 의미
4차 산업혁명과 협력의 의미
  • 편집부7
  • 승인 2018.06.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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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 #11

빅데이터와 AI가 바꾼 협력관계

대개 모든 브랜드는 문제를 갖고 있다. 낮은 인지도나 고객 충성도가 문제인 경우도 있고 인지도는 높은데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경쟁이 너무 심해 이익 확보가 어려운 경우도 혹은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싶은데 법이나 제도적 한계로 손발이 묶이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우리는 다양한 컨설팅 업체의 전문가들을 찾게 된다. 그들은 회사와 소비자 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문제를 풀어주는 이들로서, 시장에서의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어느 정도는) 담보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브랜드와 싸구려 사랑에 놀아나지 않는다. 그저 필요에 의해서 거래할 뿐. 하여 더 이상 전문가의 처방이 잘 작동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적용된 현장에서는 많은 것들이 해소되고 있다. 최근 호주의 초콜릿 브랜드 산츄로 San Churro는 ROI와 매장 매출의 급진적 증가를 경험하였다. AI가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소비자를 발굴하고, 소비자 그룹별 500여 가지 이상의 광고 카피를 만들어 AI 스스로 가장 효과적인 메시지 48개를 최종 카피로 선정하여 광고한 것이다. 하루 종일 미팅하고 밤샘하며 크리에이티브를 짜내는 ‘농업적 근면성’은 가고, 데이터 기반 마케팅 data-driven marketing과 마케팅 자동화 marketing automation이 이슈가 되었다.

최근 매일경제는 AI 로봇기자 '아이넷'을 선보였다. 우리가 자고 있는 동안 외국발 뉴스를 분석하기도 하고, 시황에 따라 즉석으로 기사를 쓰기도 한다. 특정 출입처에서 얻을 수 있는 첩보 형식의 정보가 아닌 광범위한 데이터 속에서 의미 있는 뉴스를 '알아서' 생산하는 로봇 저널리즘 Robot Journalism이 국내에도 본격 도입 되었다.

아디다스는 독일 안스바흐에 신소재, 로봇, 그리고 3D프린팅이 융합된 온디맨드 공장 ‘스피드 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 선정에서 원·부자재 발주, 생산 후 세계 각지 판매망을 통해 우리가 하나의 신발을 신는데 18개월 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면, 스피드 팩토리는 단 5시간 만에 제조를 끝낸다. 향후 매장에서 즉석으로 고객맞춤 신발을 생산하리라는 전망도 있다. 이렇게 산업 현장 곳곳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의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협력으로 혁명하는 선진국들

2010년 독일은 세계 제조업의 주도권 유지, 고령화·고임금·자원 수입의 경제 구조에 대응, 그리고 기존 기계·장비를 초연결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최적화된 제조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자, '인더스트리 4.0' 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2011년 미국은 고급 제조업 일자리 창출과 세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조업 발전 국가 협의체 AMP(Advanced Manufacturing Partnership)를 발족, 3D 프린팅·첨단 제조업 추진을 위한 국가전략계획을 수립하였다.

2014년 중국은 10개 부문 우선 디지털화와 현대화를 통해 제조 강국으로 탈바꿈-한마디로 ‘메이드 인 차이나 Made in China’ 에서 ‘크리에이티드 인 차이나 Created in China’-한다는 목표로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5년 일본은 제조업 중심의 경쟁력 재강화 및 과소·과잉투자와 과당경쟁 타파를 위한 '산업 경쟁력 강화법'을 제정, 2020년까지 로봇 배치 증가를 기본으로 하는 ‘산업재흥플랜’을 내놓았다. 같은해 우리도 융합형 신제조업 창출 및 생태계 구축, 2020년까지 중소기업 1만개 스마트 공장 시스템 보급을 골자로 하는 '제조업 혁신 3.0'을 선언했다.

추진 내용은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위해 신기술과 신시스템의 도입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의 선두주자인 독일과 미국의 경우, 기술을 넘어 협력과 협업을 이야기 한다. BMW 그룹 회장 하랄드 크루거 Harald Krüger는 4차 산업은 시스템과 전체의 통합을 통해 가치를 더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잠재력이 필요하고 잠재력은 직원과 외부 네트워크와의 연결성을 통한 협업을 통해 나온다며, "로봇은 사람을 대체하지 못한다"고 한다. 독일 공학 아카데미 회장이자 전 SAP 회장인 해닝 카거만 Henning Kagermann은 "독일에서 인더스트리 4.0이 순조롭게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노조와 함께했기 때문이다."라며 협업을 강조한다.

미국의 경우, 일상생활에서의 창의적인 만들기를 실천하고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메이커 운동 Maker Movement’을 통해, 메이커 Maker들이 4차 산업혁명의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메이커란 기술의 발달과 공유 문화를 통해 손쉬워진 기술을 응용해 개개인의 아이디어로 만들기 활동을 하는 대중을 말한다. 이렇듯, 개방과 협력으로 4차 산업혁명은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 왜 협력과 협업이 중요한 이슈일까?


왜 협력과 협업이 중요한가?

"현 인류사회는 전자정보산업혁명이 이끄는 새로운 '제3물결' 문명으로 접어들고 있으며, 이 새로운 문명에서는 '제2물결'인 산업사회를 지배해 온 표준화·전문화·동시화·집중화·극대화·중앙집권화 등 6개 원리가 붕괴된다." 1980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Alvin Toffler는 그의 저서 《제3물결》(The Third Wave)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마디로 ‘관료주의’로 관리되던 사회가 붕괴된다는 것이고, 이러한 현상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더 가속화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안에 협력과 협업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AI나 빅데이터나 ioT나 드론 등 기술에 국한된 논의가 아니라, 제조혁명에 대한 이야기이며 이는 곧 생산방식의 혁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제조, 3차 산업혁명은 프로세스 제어에 의해 컨베이어벨트 공정, 순차·고정설비, 중앙 집중 케어로 대량 생산 Mass Production이며, 공정 라인은 하나의 메이커가 제조의 초입에서 마지막까지 독점하는 폐쇄적 구조를 의미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모듈공정, 가변·유연설비, 자율·분산제어를 하는 유연한 대량 맞춤화 Mass Customization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 과정은 서로 다른 제조사의 장비가 동일한 공정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표준화 되고 있다. 그러므로 ‘레고 블록’처럼 실시간으로 장비 대체가 가능하고 실시간 임무 변경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러한 생산 방식의 변화는 생산 설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노동 형태와 조직도 바꾸게 된다. 바로 개방과 협업의 노동 형태가 여기서 더 강화되는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의 생산 방식은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고 자동화하여 효율성을 높여 데이터가 만들어 지면 이를 활용하는 방식이었는데,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구성하고 하드웨어를 필요 시 플러그인하는 것으로 바뀌며 이제 데이터는 생산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여기서 우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판단을 하게 된다. 그런데 사실 우리의 판단은 합리적이지 않다. 각 개인의 경험과 고정관념, 학연지연의 관계성, 각자 처한 상황은 결국 생산성과 효율성을 감소시킨다. 그러므로 외부와의 협업과 협력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트렌드 발굴 및 생산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기회와 위험을 가늠하기 위해 대학 및 공급업체와의 협업 방안을 찾아야 전체 결과를 개선할 수 있다. 외부 의견을 무시한다면 완벽한 모델의 공장이 있어도 소용이 없다”는 하랄드 크루거의 지적이 바로 그것이다.


갈등으로 맞이한, ‘이미 와버린 미래’

우리는 ‘블룸버그 혁신지수 평가 Bloomberg Innovation Index’에서 독일, 스웨덴, 싱가포르, 독일, 스위스 일본 등을 제치고 2014년 이후 5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전세계 혁신 1등?”이라며 다소 의아해 할 수 있다. 이는 블룸버그도 예로 들었듯이, 아마 삼성과 삼성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가 많이 반영되어 다소 왜곡이 있었으리라. 어쨌든 지금의 한국은 밥그릇(이권)문제로 갈등만 야기할 뿐 ‘혁신 1등’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카카오는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인 ‘카카오택시’에 이어 고급택시 호출서비스 ‘카카오 택시 블랙’을 서비스 하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 Uber가 한국 시장에서 실패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패의 원인은 우버가 운송사업자도 아니며 택시업계 영역을 침해한다는 현행법과 규제 때문에 불법으로 몰린 것. 주택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 AirBnB도 같은 상황이다. 숙박업과 도시민박업 범위 안에 현행법상 불법으로 분류되고 있다.

막강한 글로벌 플랫폼이 개방되면 경쟁력 없는 산업 하나가 날라가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러므로 자국의 산업 보호 차원에서 명분을 가질 수도 있지만, 공공복리 혹은 사회후생, 또는 소비자 혜택 차원에서 이 문제는 지속 논의될 것이며 언젠가는 규제로 밥그릇을 지키기 어려운 때가 올 것이다. 반대로 로컬에 진출하고자 하는 글로벌 플랫폼이 로컬의 이해관계자들과 소통과 협업으로 가치를 창출하고자 노력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명분이 있어도 로컬 진출은 어려울 것이다.

누구에겐 사업의 문제이지만, 누구에겐 생계의 문제인 경우는 어디서든 볼 수 있다. 특히, 대기업의 사업확장은 소상공인들과의 단골 갈등 소재다. 당연히 좋은 시스템과 지배적인 바잉파워를 가진 대기업들은 더 작은 인력으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지만, 이 가치 중 소상공인의 몫은 없기 때문에 갈등을 넘어 사생결단 식의 반대를 유발한다.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일수록 욕을 먹게 마련인데, 뻔한 이야기지만 ‘언 발에 오줌 누는 식’의 소통이 아닌 충분한 대화로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다. 양쪽 모두 법의 영역에서 논의되기 전에 합리적 수준에서 갈등을 마무리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실정법도 중요하지만 (국민)정서법이 더 무섭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여론의 뭇매를 이기기는 어렵다.

여기에 정치적 지형 변화에 따른 움직임도 갈등요인이다. 소득주도성장 및 공정경제,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의 정책과 과거의 기업 관행과 ‘갑질’ 행태에 대한 비난 이슈는 기업으로 하여금 공정경제 및 노동 관련 내규 검토, 사회와 소통하는 노력(CSR 등) 강화, 의사소통문화, 근로문화(야근 등), 갑질, 성평등 개선 등 회사의 기업문화 재정비, 지방분권에 따른 지방 정부와의 관계설정, NGO등과의 소통 등에 집중하게 만든다. 이렇게 우리의 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갈등 속에 매몰되고, 실질적인 논의 없이 정치적 이슈로만 다루어 지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 못하고 있다.


협력하려면, 먼저 신뢰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협력과 협업을 끌어낼 것인가? 과거 찢어지게 가난한 시절 막걸리 한 잔에 고무신 하나면 투표를 해주던 '막걸리 선거, 고무신 선거'라는 말이 있었다. 그런 차원은 아니지만,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 홍보는 경제적 가치나 방사능의 안전성으로 설득하기 이전에 동네 어르신에게 막걸리 한 잔 올리며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소통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것은 주민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고, 그 노력이 신뢰로 이어지기 때문이란다. 인간이란 동물은 원래 자기가 믿고 좋아하는 사람 말만 듣게 마련이니 ‘막걸리 한 잔’의 노력은 당연한 것이다.

이 신뢰 구축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모든 이해관계자에 대하여 적용되는데,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이해관계자의 변화가 많아지는 지금, 고객, 주주, 협력사와 더불어 국회, 정부, 협회와 같은 각종 단체와 NGO 등 시민단체의 신뢰를 얻는 것은 기업 생존에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1개의 대형사고가 일어난 배경에는 대형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던 29개의 경미한 사고와 사건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300건 이상의 이상 징후가 있다는 ‘1 : 29 : 300 법칙(일명, 하인리히 법칙)을 잊지 말고, 빅데이터를 통한 상시 모니터링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작은 소리에 귀에 기울이고 이슈 관리를 꾸준히 해 가야 한다. 지금과 같이 빠른 시대에는 1번의 징후가 1번의 대형사고로 연결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는 상대에 신뢰를 가지지 않을 사람은 없다. 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신뢰를 얻고 협력하고 협업하려면, 지금 바로 리스크의 개념을 재정의하고 근시안적으로 대응하는 태도를 바꿔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은 해보지도 못하고 사라질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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