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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 NOW ]
  • 입력 2018.05.24 09:29

거리에 관한 나의 고찰

[가정의 달 수기] 유진투자증권 김은정

사람들과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가족들과의 거리도 예외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식사를 함께 하며 가까이서 기쁨, 슬픔을 나누고 때로는 다투기도 하며 항상 가까울 것만 같았던 가족들과의 ‘거리’가 생각납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가는 시간은 작은 아이였던 저와 여동생을 사회생활을 하는 어른으로 만들었고 뿌리염색에 목을 매던 어머니는 이제 세월에 따라 늘어가는 흰머리가 자연스러워 졌습니다.

우리 자매는 자연스레 흩어져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여의도가 첫 직장인 저는 영등포구에서 자취를 시작했고 강남으로 직장을 다니던 동생은 본사가 갑작스레 제주도로 이전하는 바람에 고민 끝에 삶의 터전을 제주도로 옮겼습니다. 그렇게 가족이 흩어지고 우리 가족은 모두 각자의 거리를 유지하며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너무 가까워서 보이지 않았고 느끼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조금 더 서로를 배려하는 방법, 오랜만에 만나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 멀리 떨어져 지내는 동안 서로에게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 등 가까이 있어서 알 수 없었던 일들을 배웠습니다. 떨어져 산다는 것이 마냥 행복하지도 않았고 거리를 두고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게 해주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 저는 어머니와 같이 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2년여의 자취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다는 가까운 거리는 행복감을 주었습니다. 어머니께 맨날 보는 얼굴이라고 소홀했던 것도 미안해지고 멀리 있는 동생과도 드문드문 하던 연락을 자주 늘렸습니다.
 

먼저 돌아가신 아버지의 몫까지 치열하고 정신 없이 젊은 날을 보내신 어머니의 예쁜 얼굴을 남겨두지 못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남사스럽지만 우리 세 모녀의 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같이 옷을 맞춰 입고 포즈를 잡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우리 가족사진을 걸어놓고 보니 참 자랑스럽고 흐뭇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앞으로 다시 가족사진을 찍을 날이 많아 지겠지만 그 순간까지 이사진은 우리가족의 가까운 거리를 증명해 줄 사진이 아닐까요?

관계 속에 어떤 정신적, 물리적 거리가 있고 그 거리는 지금보다 가까워지기도 멀어지기도 합니다.  거리가 어떻든 가족끼리는 항상 소중함을 느끼며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합니다. 유진가족여러분! 여름날처럼 화창하게 모두가 행복한 5월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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