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과 누나들은 모두 다리가 곧게 뻗어 보기가 좋습니다. 우리 가족들 중에서 저만 양쪽 무릎이 붙지 않는 오다리입니다. 대학에 입학한 후 오다리인 탓에 ROTC에 지원했지만 떨어져 일반병으로 군대에 갔었습니다.
오다리라는 콤플렉스에 ‘왜 내 다리만 이런가요 어머니? 키울 때 잘 좀 키우시지!’하며 어린시절틈만 나면 어머니에게 다리에 대한 불평을 했습니다. 그렇게 어머니 마음에 상처를 많이 남기는 철없는 막내아들인 제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면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 형님은 어린 시절 고모 옆에서 놀다가 고모가 사용하던 가위에 찔려 한 쪽 눈을 실명했고 큰누님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빨래 삶던 물로 팔에 심한 화상을 입어 어른이 된 지금도 여름에 반팔 티셔츠를 입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겪으시면서 마음고생이 심하셨던 어머님께서는 막내아들만큼은 상처 없이 키워보겠다고 작심하시고 한 여름에 곤로 앞에서 곰탕을 끓이실 때도, 한 겨울에 빨래를 하실 때도 저를 업고 일을 하셨습니다. 들은 이야기로는 365일 대부분을 업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런 어머님의 사랑으로 저는 상처 하나 없이 곱게 자랄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로 우리집 식구중에 저만 무릎이 붙지 않는 오다리가 됐지만 이는 어머님의 사랑의 흔적임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그렇게 싫고 숨기고 싶었던 오다리이지만 이제 불편함도 없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됩니다. 어린 시절 어머님께 계속 불평하고 못된 소리만 했던 철없는 행동이 그저 죄송할 따름입니다.
어머니! 언제 불러도 마음 짠한 그 이름 어머니!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