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위치

    [ 유진 NOW ]
  • 입력 2017.12.06 09:12

사업 포트폴리오를 끊임없이 손질하고 변화시킨 바스프

독일기업의 철학에서 배우는 경영의 정도 #7

▲ @ BASF 공식 홈페이지

 

세계 최대 화학회사인 독일의 바스프(BASF)는 ‘바덴(독일 남부지역명) 아닐린소다 공장’이란 뜻의 ‘Badische Anilin & Soda-Fabrik’의 첫 글자다. 아닐린과 소다는 합성염료의 재료다.

1865년 기술자였던 프리드리히 엥겔혼이 세운 바스프는 염료 공장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사업 분야가 플라스틱부터 건축자재, 석유·가스, 농약에 이르기까지 화학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다.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용어인 스티로폴(Styropor)만 해도 바스프의 상표다.

제록스를 곧 복사기로 인식하는 것처럼 스티로폴도 석유에서 만드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스티렌 제품을 대표하기도 했다. 돌아보면 바스프의 역사는 위기와 응전의 연속으로 그런 측면에서 삼성의 ‘선배’ 쯤으로 보면 된다. 바스프는 1930년대 대공황을 견뎠고, 제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폭격으로 공장이 폐허가 됐으나 자발적으로 모여든 직원들이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공장과 공장을 최장 2,000킬로미터의 파이프로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한 공장에서 나온 부산물 한 방울까지 다른 공장의 원료로 쓰며 가격경쟁력을 높인 덕분에 1970년대 오일쇼크도 거뜬하게 이겨냈다.

수차례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1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바스프가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사업 포트폴리오를 끊임없이 손질해 최적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던 데서 찾을 수 있다.

2008년 경제위기 전후, 바스프가 총 60억 유로가 넘는 대규모 기업인수·합병(M&A)을 단행한 사실이 단적으로 말해준다. 1990년 이후 바스프가 M&A한 기업(사업부 포함)은 모두 80여 개에 이른다. 1년에 4개꼴로 기업을 사들인 것이다. 2008년 경제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에도 34억 유로를 들여 스위스 특수화학업체 시바(Ciba)를 인수했고, 2010년에는 화장품 재료와 식품첨가제 등을 만드는 독일 코그니스(Cognis)를 31억 유로에 사들였다. 코그니스는 건강·영양, 화장품, 세제, 광업, 윤활유, 코팅, 농업 등에 원료를 공급하여 2009년 25억 유로의 매출을 올린 글로벌 정밀화학기업이다.

그런데 바스프가 1990년 이후 매각한 회사가 60여 곳이나 된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한편에서 괜찮은 기업이나 사업부를 사들이면, 다른 한편에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존 회사를 과감히 팔아치우는 것이다. 이처럼 신진대사를 반복하는 생물처럼 바스프는 끝없이 자신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함으로써 경쟁이 치열한 화학시장에서 굳건하게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바스프는 세계 170개국에 진출해 직원 11만 명(독일 5만2000명), 380여 개의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고 2016년에 약 75조 원(580억 유로)의 매출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 유진에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UPDATED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