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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 NOW ]
  • 입력 2017.11.28 19:11

독보적 기술개발로 기술개발에 혼신의 힘을 다한 MTU

독일기업의 철학에서 배우는 경영의 정도 #6

▲ ※ 이미지 출처: MTU 공식 홈페이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스위스 서부를 지나 독일 남부로 넘어가면 아름다운 보덴(Boden) 호수가 있다. 라인 강의 수원(水源)인 보덴 호수를 끼고 달리다 보면 프리드리히스하펜(friedrichshafen)이란 도시가 나오는데, 이곳에 세계적인 고성능 디젤엔진 전문기업인 MTU(Motoren und Turbinen Union Fridrichshafen Gmbh)가 있다. MTU는 전투함이나 잠수함 같은 선박용 고성능 엔진을 비롯해 전차나 기관차 탑재용 엔진, 발전기용 엔진, 쾌속정 엔진 등을 생산한다.

이 MTU 엔진은 국내에서도 상당히 많이 사용되고 있다. 고속정에 탑재되는 실린더 헤드의 경우 엔진의 폭발 압력 때문에 깨지는 경우가 많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 수요분량 전체를 MTU사로부터 수입했을 정도다. STX 엔진도 육군 주력전차인 K-1전차(일명 88전차) 및 K1A1 전차의 디젤엔진을 MTU와 기술협력을 통해 공급해오다 2009년 모든 소유권을 국내로 이전키로 합의했다.

 

▶ 전범기업에서 최강자로... 기술력으로 이룬 굴기(崛起)

MTU는 1909년에 설립된 오래된 회사인데,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기업이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아이템이 국가의 생산력과 군사력을 좌우하는 각종 디젤엔진이다보니, 우여곡절이 상당히 많았다. 제2차 세계대전, 즉 히틀러의 침략전쟁 때 군사력 제공에 동원된 것은 MTU 역사상 최대 위기였다. 당시 MTU는 전격전(電擊戰)으로 연합군을 궤멸시킨 독일 기갑부대의 주력 전차용 엔진과 U보트(독일의 중형 잠수함)의 엔진을 만들어 공포의 대상이 됐다.

이로 인해 MTU는 전쟁 후반부에 연합군의 폭격을 받아 공장의 70퍼센트가 부서져 폐허가 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전범(戰犯) 기업으로 몰려 회사가 존폐의 기로에까지 놓였다. 1948년 프랑스 점령당국은 MTU 공장을 폐쇄하고 회사를 완전히 없앨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MTU 경영진은 프랑스 점령당국을 설득해 프랑스군 전차의 엔진을 개발해주는 조건으로 회사를 겨우 살려냈다. 그리고 1950년대 들어 기관차용 엔진, 선박용 엔진 등을 생산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MTU가 전범기업이란 낙인까지 찍히는 등 큰 어려움들을 가까스로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엔진관련 특허만 1,0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MTU가 제작하는 엔진들은 동급 엔진 중 크기가 가장 작으면서도 출력은 가장 높다. 중량과 용적 대비 출력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군대의 힘은 기동성에서 나오고, 그 기동성은 전차, 군용차량, 군함, 전투기의 엔진으로부터 나오는 만큼 MTU 엔진에 눈독을 들이지 않을 국가는 사실상 없었다.

 

▶ 장인정신으로 지탱해 온 기술의 역사

제2차 세계대전의 위기에서 MTU를 구해낸 독보적인 엔진 기술은 철두철미한 사내 직업교육과 마이스터 육성에서 비롯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기술개발 능력이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오랜 교육제도 덕분이었다.

MTU는 매년 80명의 학생을 선발해 3년간 사내 직업교육(이론 10퍼센트, 실기 90퍼센트)을 시킨다. 그리고 이들은 회사와 고용계약을 맺는 노동자 신분을 가지며 일정한 급여를 받는다. 3년의 교육과정을 마친 졸업생은 100퍼센트 MTU에 고용되지만, 다른 회사에 취업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MTU에 취업해 현장 경험이 3∼5년 정도 쌓이면 직업학교에 입학할 자격이 생긴다. 직업학교는 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며 2년 과정이고 주말이나 야간 과정은 4년이다. 이 학교를 졸업한 후 마이스터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비로소 한 분야의 마이스터 자격을 받는다.

지난 2005년 이런 일화가 있었다. MTU가 외국인의 인수합병 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독일에서 흘러나왔다. 그러자 당시 슈뢰더 독일 총리는 즉각 MTU 직원들을 찾아가 "MTU가 절대 외국인의 손에 넘어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MTU의 모회사인 토그눔(Tognum) 그룹의 연간 매출액은 25억 유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적으로 16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종업원은 7,5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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