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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 NOW ]
  • 입력 2017.06.05 03:06

#12. 같은 업종, 다른 CSR

CSR특집 최종회

 

이제까지 기업의 CSR에 대해 몇 가지 주제로 나눠 살펴봤는데 국가별로 동종업종의 CSR 주제는 어떤 것인지 이쯤해서 궁금해진다. 물론 비슷한 경우도 있겠지만 다를 것이다. 동종업종이지만 해당 기업의 경영철학이나 지향가치 등이 모두 다르고, 기업의 규모도 글로벌 기업인지, 내수 기업인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객관적 사실은 논외로 하더라도 국가 간 같은 업종이지만 서로 다른 CSR을 통해 예를 들어 사회 근원적 이슈들, 즉, 기업의 일반적 활동이나 장기적 경쟁력에 영향력이 거의 없는 사회적 이슈들에 집중하고 있는지, 혹은 기업의 일반적인 사회활동에 밀접하게 관련된 사회적 이슈들로 이른바 가치사슬과 연관된 이슈들에 관심을 가지는지, 아니면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에 매우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외부환경과 관련된 이슈들에 자원을 중점 배분하는지를 어렴풋이나마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화장품의 경우를 보도록 하자, 영국의 전통 화장품 브랜드인 ‘더 바디샵’은 1976년 브랜드 탄생 때부터 동물실험 반대를 표방하면서 1993년부터는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을 시작한 최초의 화장품 브랜드로 유명하다. 바디샵의 다섯 가지 기업이념인, 동물실험 반대, 지역단체 경제적 자립 지원, 자아존중 고취, 인권보호, 지구환경 보호를 압축하면 결국 인간.동물.지구로 이루어진 “생태계의 권리”에 대한 것이다. 특히 동물보호와 관련해, 동물 실험을 한 원료는 사용하지 않으며 모든 생산제품에 동물실험 반대라벨을 부착하고 있다.

한편, 국내 대표적 화장품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8년부터 여성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Make up Your Life)’캠페인을 전개해 오고 있다. 이 캠페인은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피부변화와 탈모 등 급작스러운 외모 변화로 고통 받는 여성 암환자들에게 메이크업, 피부관리, 헤어연출법 등 외모를 가꾸는 노하우를 전수해 투병기간 동안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시작된 것으로 아모레 카운슬러 및 교육 강사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캠페인 이외에도 핑크리본캠페인(유방건강에 대한 의식향상과 조기검진 필요성 계몽), 저소득 한 부모 여성가장과 다문화 여성을 지원하는 캠페인 등 여러 CSR을 펼치고 있으며 이것을 관통하는 큰 주제는 “아름다움과 건강”에 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담배회사의 경우는 어떤가, 서로 다른 부분도 있지만 담배의 본질적 특성상, 청소년 보호라는 측면의 활동은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국내 KT&G는 흡연환경 개선, 청소년 흡연예방, 의료연구 지원 등, 흡연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CSR을 전개하고 있다. 공공시설의 흡연실 환경 개선이라든지, 청소년 흡연예방 캠페인인 ‘그린 나래’라는 청소년 건강지킴 캠페인을 전개 하고 있으며 의료연구 분야 지원을 통해 국민건강에 기여하고자 의료연구 전문기관에 기부사업을 실시했다.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2위의 담배회사인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ritish American Tobacco/줄여서 BAT)’ 는 청소년 흡연 예방프로그램인 ‘I Love I' 를 후원하고, 청소년 흡연예방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청소년 흡연예방을 위해 담배 판매 및 구매 시 신분증 확인과 제시를 생활화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제 몇 차례 걸쳐 살펴 본 기업의 CSR을 마무리하려 한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국제규범 및 ISO 26000의 제정, 선진국 정부 및 기업의 적극적인 CSR 추진,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 증대 등은 CSR이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국제규범의 충족은 대기업에만 해당되는 이슈가 아니며 글로벌 가치사슬의 확대에 따라 부품 및 원자재를 공급하거나 현지에서 하도급 생산을 하는 우리 중소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중소기업의 경우 CSR은 기업의 여력이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이며 특히 최근의 경제침체 속에서는 실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한 아직도 우리 사회는 CSR은 기업의 책임이라는 측면만을 강조하고 있어 기업의 이익과는 관계없는 기부의 측면으로만 간주.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으로 기업내 CSR을 담당하는 부서가 축소되고 다른 부서 아래로 통합되는 추세도 나타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경제적 성과에 치중하는 한국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사회적, 환경적 책임도 함께 요구하는 CSR하에서의 기업의 경영 환경은 분명 도전이 되고 있으나 반면, 새로운 환경이 가져다 주는 도전과 위기는 오히려 우리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이익을 고려하고 지속가능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가능하게 되고 장기적으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CSR을 기업의 성과와는 별개인 일방적인 기부 또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인식하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입장에서 보다 벗어나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CSR을 기업의 핵심사업 전략에 통합하여 궁극적으로는 기업성과와 경쟁력 강화 및 시장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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