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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 NOW ]
  • 입력 2017.01.13 10:01

다시보는 유진무한 행동문화 #12

“매일 새로워야 한다”

 

 

지난 2015년 유진에버를 통해서 총 12편의 유진무한 행동문화를 살펴봤습니다.

유진에버에서는 2017년을 맞이해 새롭고 다양한 사례와 함께 '다시보는 유진무한 행동문화'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12> 우리는 실수를 비난하지 않고 교훈으로 받아들이며, 개인이나 부서의 이기심으로 전체 이익을 제약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부사장으로 근무했던 딕 브라스는 2010년 뉴욕타임즈에 하나의 칼럼을 게재했다. 회사가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부 분열로 신사업들이 실패하며 쇠퇴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이 재직할 당시 개발한 태블릿 PC를 한 예로 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의 아이패드보다 먼저 태블릿 PC를 개발했지만, 부서 이기주의로 상용화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딕 브라스는 “태블릿 PC를 출시하기 위해 오피스 부서의 지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오피스를 담당했던 임원이 태블릿 PC의 콘셉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협력을 거부했다”며 “결과적으로 태블릿 PC 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도 시장을 선점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스티브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2013년 7월 대대적인 조직 개편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발표문에서 “우리는 부문 전략의 집합이 아니라 회사에서 나오는 하나의 전략으로 집결해야 한다”며 “각 사업부들이 더 민첩하게 협력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 마이크로소프트·GE헬스케어 등 부서 이기주의 골머리

GE헬스케어(옛 GE메디컬시스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GE헬스케어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보험사와 정부의 가격 하락 압박을 받았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수익성이 크게 하락할 위기에 처했다. 해결책 마련을 위해 TF가 마련됐고, 퍼포먼스 솔루션팀을 신설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영상기기 판매와 컨설팅 서비스를 결합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가격 하락 압박을 피한다는 전략이었다.

서비스 초반만 해도 반응이 좋았다. 일정 부분 매출도 나오면서 경영진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2005년에 접어들면서 사업이 급격하게 위축되기 시작했다. 기존의 영업 부서가 고객에게 솔루션팀의 필요성이나 효과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솔루션팀의 활동이 영상기기 판매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솔루션팀과 고객을 만나게 하는 것조차 꺼려했다. 덕분에 회사는 변신에 필요한 성장 동력을 잃으면서 한 동안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 GE 헬스케어 <출처: 구글이미지>

마이크로소프트와 GE헬스케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부서 이기주의로 성장에 필요한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점이다. 경영학자들은 이 같은 문제를 ‘사일로 현상(Silo Effect)’이라고 말한다. 사일로는 보통 곡식을 저장해두는 원통 모양의 독립된 창고를 일컫는다. 하지만 기업들이 자기 부서의 이익만 추구하며 담을 쌓는 문제가 불거지며 ‘사일로 현상=부서 이기주의’로 불리고 있다.

혁신 컨설턴트이자 《모델 혁신 공장(Business Model Innovation Factory)》의 저자 사울 카플란은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서 이기주의로 인한 조직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은 반드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곁에 있었지만 간과했던 사소한 것에서도 혁신적인 제품이 나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부서간 장벽을 극복해 내부 역량부터 재조합할 필요가 있다고 카플란은 강조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부서 이기주의를 극복할 수 있을까.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부서 이기주의를 극복할 3단계 방안을 제시했다. 원지현 선임연구원은 “구성원들에게 협력의 문화를 강조하는 것만으로 부서 이기주의를 극복할 수 없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직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와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가 원인 파악 단계다. 문제가 되는 부분이 정확히 어디인지 알아야 해결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카더라’ 식의 말만 듣고 막연하게 문제를 인식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일 자체가 그렇게 설계된 것은 아닌지, 조직 구조에 문제는 없는지 등의 원인을 찾아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인을 파악했다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부서 이기주의는 인사나 지나친 성과제에 따른 부작용일 가능성이 크다. 자신이 속한 부서가 손해를 입지 않기 위해 장벽을 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체 관점의 보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원 연구원은 조언했다.

월트 디즈니의 ‘30% 협업 성과 보상’ 제도가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월트 디즈니는 현재 놀이동산과 영화, 만화, 캐릭터 등의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콘텐츠가 서로 밀접하게 맞물리는 만큼 사업 부서간 협업이 중요하다. 수익이 많이 나는 부서에만 인센티브를 몰아줄 경우 자칫 부서 이기주의가 심화될 수 있다. 월트 디즈니는 사업부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 70%는 자신이 속한 부서의 매출로, 나머지 30%는 다른 부서와 협업을 통한 시너지 매출로 평가해 긴밀한 협업을 유도하고 있다.

<> 월트 디즈니의 ‘30% 협업 성과 보상제’ 주목해야

마지막으로 경영진의 문제 인식과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미국의 리더십 교육기관인 창조적 리더십센터(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는 얼마 전 기업 임원 128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전체 응답자 중 86%는 ‘조직 내 장벽을 없애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이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대답한 이는 7%에 불과했다. 보다 상위의 리더나 기업의 오너가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회사 내부의 역량을 결집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한다.

일례로 영국의 석유회사인 BP는 한때 사일로 효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BP의 경영진은 뿔뿔이 흩어져 있던 사업부를 13개로 묶어 서로 협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각 부서를 대상으로 ‘멘토-멘티’ 제도를 도입했다. 성과가 좋은 멘토 부서와 성과가 나쁜 멘티 부서를 이어줌으로 멘토 부서의 경험과 노하우가 자연스럽게 멘티 부서에 전달되도록 한 것이다.

이상으로 12회에 걸쳐 유진그룹의 인재상에 대한 가치를 점검해 봤다. 인재상은 창업주의 창업정신, 비전, 미션, 경영철학, 핵심가치 등의 공유가치를 인격화한 이미지다. 인격화된 공유가치란 인성, 태도, 능력 등으로 발현된다.

“매일 새로워야 한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을 사는 것은 사는 것이 아니라 죽은 것이다.” 이 말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어록이다. 가슴에 새기고 되새김질할 만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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