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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 NOW ]
  • 입력 2016.12.15 08:12

다시보는 유진무한 행동문화#4

내가 먼저 개선과 혁신의 노력에 앞장

지난 2015년 유진에버를 통해서 총 12편의 유진무한 행동문화를 살펴봤습니다.

유진에버에서는 다가오는 2017년을 맞이해 새롭고 다양한 사례와 함께 '다시보는 유진무한 행동문화'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4 우리는 최고가 되기 위해 모든 불합리와 비효율을 거부하며 내가 먼저 개선과 혁신의 노력에 앞장선다.

중국 주나라의 예법서 《주례(周禮)》를 보면 ‘가을에는 피(皮)를 거두고 겨울에는 혁(革)을 거둔다’는 말이 나온다. 두 한자 모두 짐승 가죽을 뜻한다. 피(皮)는 짐승 가죽을 벗겨내는 것이고, 혁(革)은 짐승 가죽에서 털을 다듬어 없앤다는 의미다. 혁신(革新)에 피(皮)가 아닌 혁(革)을 사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가공한 가죽을 더 새롭게 만든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다. 소비자의 취향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혁신이 기업의 경영 화두로 떠오른지 오래다. 한국경영혁신연구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의 기업 중 10년 이상 지속 성장한 기업은 10%에 불과하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잘 파악해 제품에 적용한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근본적인 성공 비결은 다른 곳에 있었다. 기업이 내놓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류에 맞게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혁신해왔기 때문에 10년 이상 지속 성장할 수 있었다고 연구회는 분석했다.

<> 제품이나 서비스 시류에 맞게 혁신

자동차 전자 부품 업체인 독일의 보쉬가 대표적인 혁신 기업으로 꼽힌다. 보쉬의 주요 사업은 자동차 부문이었다. 매출의 60% 이상이 자동차에서 나왔다. 보쉬는 2008년 태양광 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5년간 24억 유로(약 3조20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사업을 접어야 했다. 그럼에도 보쉬는 혁신을 멈추지 않았다.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끊임 없이 도전했다. 연구•개발(R&D)에도 많은 돈을 투자했다.

보쉬는 2010년 6억 유로(약 80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제조공장을 설립했다. 자동차 부품 업체에서 반도체 회사로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보쉬는 최근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MEMS는 온도와 습도•압력 등을 자체적으로 인지하고 반응하는 센서다. 현재 세계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이 보쉬의 MEMS 센서를 사용하고 있다.

▲ 독일의 자동차부품업체 보쉬. 출처-보쉬 한국 홈페이지

글레이튼 그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미국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저서 《혁신 기업의 딜레마》에서 기업의 혁신을 두 가지로 정의했다. 존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과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그것이다. 존속적 혁신은 핵심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기존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꾸준히 시도해온 혁신 방식이기도 한다.

파괴적 혁신은 반대다. 기능의 단순함과 편리함을 더해 저가의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든 후,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이다. 소비자가 기대하는 수준의 제품을 더 싸게, 더 편리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클레이튼 교수는 “기업의 혁신 트렌드가 전통적인 존속적 혁신에서 파괴적 혁신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빅뱅 파괴 혁신(Big Bang Disruption)’이라는 새로운 개념까지 등장했다. 빅뱅 파괴자의 혁신 제품이 급속하게 소비자에게 어필되면서 산업의 주도권이 바뀌는 게 이 이론의 요지다. 디지털 카메라나 MP3플레이어, 아이폰의 등장으로 필름카메라나 CD플레이어, 피처폰 등이 전 세계 소비시장에서 사라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만족시키지 말고 놀라게 하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는 혁신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국내 인터넷과 모바일 대표 기업인 다음과 카카오는 2014년 5월 합병을 발표했다. 이후 카카오는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였다. 대부분 카카오톡으로 쌓은 모바일 영향력을 오프라인까지 확대하는 전략이었다. 2015년 3월 선보인 카카오 택시는 서비스 3개월 만에 500만 건의 누적 호출 건수를 기록했다. 카카오톡과 연동된 애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승객과 택시기사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카카오는 최근 서비스 영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택시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바일 선주문 서비스인 ‘카카오 오더’와 ‘카카오 대리운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배달앱 서비스까지 진출하는 소문이 언론에 회자되고 있다.

기존의 택시나 대리운전 업체들은 폭탄을 맞았다. 카카오의 영향력이 계속 확대되면서 일부는 존폐의 위기에 빠졌다. 카카오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교수는 “김범수 의장은 2015년 8월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카카오의 새 대표에 앉혔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옛말이 있다. 당시 35세의 젊은 CEO에게 시가총액 8조원대의 공룡 회사를 맡겨 혁신을 이어가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개선과 혁신의 개념 구별할 필요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떻게 혁신을 도입해야 될까. 전문가들은 “개선과 혁신의 개념부터 명확히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아이디어 컨설팅 업체인 크리베이트의 박성연 대표는 최근 ‘혁신과 개선은 어떻게 따를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속적인 개선 활동은 임기응변식 대응이다. 고객의 불만이 있을 때마다 땜질해 고쳐주는 것에 불과하다”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 할 때 기존의 개선을 넘어서는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선과 혁신의 개념부터 명확히 구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지속적인 개선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가능하게 해왔다. 하지만 지속적인 개선은 산업화 시대에 적합한 개념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게임의 룰’ 또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의미도 재정립시킬 필요가 있다고 박 대표는 조언했다. 그는 “고객 중심의 혁신을 위해서는 빅뱅에 맞먹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만들면 팔린다’거나 ‘일단 만들어놓고 누구에게 팔지 고민하자’는 식의 사고는 옛말이 됐다”며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 선택과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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