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다이어리] 한국아빠와 다낭아빠

유진기업 구자훈

 이제는 추억이 된 2023년 여름!
유진가족들의 여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유진기업 구자훈 차장은 올여름 가족들과 함께 베트남 다낭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주로 해외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러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본인이지만, 아직 아이가 어린 탓에 휴양지 위주로 방문을 하고 있다며 약간의 아쉬움을 내비쳤는데요.
군인이 되어서야 군인이 보이고, 직장인이 되어서야 직장인이 보이듯이
구자훈 차장은 "아빠가 되니 아빠들이 보이더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아빠로서 겪는 여름휴가와, 다낭에서 만난 다낭아빠 '통'과의 에피소드, 지금 확인하시죠!


한국아빠와 다낭아빠

올해 저희 가족은 해외여행을 감행했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해외여행을 간다는 것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행복한 이벤트이지만, 영유아가 있는 경우에는 쉬운 과업은 아닙니다(웃음). 만 3세인 우리 아들과 해외여행 때 무엇을 할지 종종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요. 많이 들떴던 걸까요? 얼마나 어린이집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던 건지 선생님께서 저희 가족의 일정을 빠삭하게 꿰고 계셔 다소 웃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이번 휴가지로 베트남 다낭을 선택했습니다. 거리나 소요 시간 등 직장인이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도시라 큰 어려움 없이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 기간 동안은 아내가 묵고 싶어했던 호텔에서 머물렀는데, 각종 편의시설과 액티비티들이 준비되어 있으면서 호텔 내에 머물며 해외여행 기분을 실컷 낼 수 있었습니다.

운동처럼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전, 실내보다는 야외활동을 주로 했는데요. 바다 그물 낚시를 해보고 싶다는 아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참가했는데, 워낙 도시에서만 자란 것을 티를 내듯이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허탕만 쳤습니다. 그곳의 크루가 안타깝게 느꼈는지 물고기 한 마리를 대신 잡아주었는데, 동남아의 물고기는 한국과 다르더군요. 생긴 게 살짝 무서운 나머지 저절로 뒤로 물러서게 되며, 아들에게 조금 창피한 모습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아들, 아빠는 도시남자란다…ㅎ

바다 그물 낚시를 도와줬던 크루는 ‘동’이라는 이름의 친구였는데요. 베트남 화폐명과 이름이 같다며 잘 기억해달라며 먼저 말을 걸어주었습니다. 자기 역시도 저희 아들과 비슷한 또래의 아들을 키운다며 낚시는 뒤로 하고 육아를 주제로 수다를 떨며 꽤나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동은 또래 베트남 청년과 다를 것이 없는 순수한 외모에 유난히 눈빛이 빛나던 사람이었고, 영어가 매우 유창했습니다.

베트남의 영어라고 하면, 조금은 어색한 영어를 생각하실 텐데요. 동은 달랐습니다. 동료들과 다르게 유독 영어가 유창한 그에게 저도 관심이 많이 갔습니다. 영어를 배우게 된 이유와 공부법을 물어보니, 조금은 특별한 사연이 있더군요.

바닷가에 살았던 동에게는 뱃일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는데요. 매일매일 변화무쌍한 바다 앞에서, 뱃일 나간 아빠를 걱정하는 가족들을 보며 자신은 절대 바다에 나가지 않겠다 다짐을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뱃일을 하다 목숨을 잃은 분들도 많았다는데요.. 그렇게 방법을 찾던 동은 호텔이라는 방법을 찾았고, 호텔 취직을 위해 인터넷 강의로 영어를 공부하고 관광객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지금의 유창한 영어실력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동과 함께 찍은 사진

가족들의 안정을 위해 뱃일이라는 운명을 거스르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했던 동, 어느 나라나 가족을 위한 가장들의 고군분투는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답니다. 비가 오면 궂은 날씨에 가족을 잃을까 걱정하는 뱃일과 달리, 본인은 비가 오면 오히려 쉴 수 있다며 뿌듯함을 비치기도 했습니다. 

동은 저와 제 아들과 여행 일정 내내 함께 놀아주며 많은 편의를 제공해줬는데요. 정이 쌓였던 모양인지 아들은 지금도 동 아저씨를 언제 만나러 가냐고 묻곤 한답니다. 저 역시도 동의 배려에 많은 고마움을 느꼈고, 서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부를 묻는 국경과 나이를 초월한 친구로 지내게 되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했던 다낭의 휴가지에서 저는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었고, 그 기억은 지금도 저와 저희 가족들에게 즐거웠던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휴가는 늘 지친 일상에 새로운 활력소와 즐거움을 가져다주는데, 이번 다낭 휴가는 더욱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만 3세 아가의 아빠로서 짐꾼 역할을 하느라 힘든 점도 있었고 더운 날씨에 지치기도 했었으나 ‘원래 아빠란 그런 거 아니겠는가?’라고 생각하며 다음 기회에 더 즐거운 여행을 하는 상상을 해보며 살며시 미소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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