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코로나19에 한 줄기 숨방울

유진투자증권 정진영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가정의 달 수기를 쓴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살과 4살이 된 아들과 딸.

2021년 8월. 코로나19로 답답한 집안에 갇혀 지낸 두 아이를 데리고 저 멀리 서해로 향했다. 포항에서 4시간. 워낙 차를 잘 타는 두 아이 덕에 휴게소 한번 들리지 않고 태안까지 달려갔다. 아침 해가 뜨기 전에 출발하여 물때 맞춰 도착한 태안에서, 활동량이 부쩍 늘어난 두 아이와 함께하는 갯벌체험!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에 ‘우와~’하며 신나게 달려가는 아이들과, 자외선 차단을 위한 모자와 물놀이 복장에 마스크까지 중무장을 한 채 날아갈 듯한 발걸음에 쫓아다니기 바쁜 엄마와 아빠였다.

 

고급 어패류라는 백합도 캐고, 떡조개에 잡는 재미 쏠쏠한 맛조개까지! 아이들보다 더 신난 엄마다. 햇빛 쨍하지 않아 날씨도 딱 좋고 물이 들어올 때까지 맘껏 바다 내음 만끽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수영장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방, 코인 노래방까지 있는 멋진 복층 펜션이었다! 조금 컸다는 아들은 “이제 여기 우리 집이야?“ 하고 묻는다. 신나게 방방 뛰고, 시원하게 수영까지 즐기다 펜션의 꽃 바비큐 파티를 즐긴다. 펜션 주인분이 주신 마시멜로까지 구워 먹으니 살살 녹는다. 말 그대로 꿀맛~ (살이 푹푹 찌는 느낌이라 죄책감이 들긴 했지만) 한낮의 폭풍 호미질로 온몸이 녹초가 되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깊은 잠에 빠졌다.

이튿날, 새벽부터 비가 내려 빗소리를 들으며 꿀잠을 잔 촉촉한 아침이다. 아쉽지만 숙소에서 나와 아이들을 위해 근처 공룡 박물관으로 향했다. 각종 공룡들의 진품 뼈와 화석들을 볼 수 있는 안면도 쥐라기 박물관! 멋진 폭포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화단, 그리고 각종 곤충 모형들. 곳곳이 포토존이다. 야외에 거대한 공룡 미끄럼틀과 놀이터도 있어서 엄마, 아빠에게는 달콤한 휴식시간과 같았다.

우리에서 나와 연못을 산책 중인 오리와 사진도 찍고 말도 거는 아이들. “ 아기 오리 찾는 거야? 조심해~” 4살 난 딸아이가 오리가 물에 빠질까 노심초사하며 말을 건넨다. 딸아이의 한마디에 ‘아고 많이 컸다~’ 하고 느껴지는 격세지감.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팍팍한 일상에 숨통을 튼 유익하고 알찬 휴가였다. 코로나19가 어서 종식되어 마스크 없이 갯벌체험을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자유여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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